“소년소녀 가장 위해 써달라” 유언
나머지 절반은 군위안부역사관 건립에 보태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지난 3월 25일 대구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순악(사진) 할머니가 남긴 1억826만원이 소년소녀 가장과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에 기부되었다고 밝혔다.

김 할머니의 유산 집행 대리인인 ‘시민모임’의 안이정선 실행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유산 기부는 대구·경북지역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평소 할머니가 정부에서 받은 지원금과 생활비 등을 아껴 이렇게 큰돈을 만드셨다”고 전했다.

안이정선 위원장은 “김 할머니의 유언대로 장례비용을 제외한 남은 것 중 절반인 5413만원을 형편이 어려운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도충구 회장에게 전달했으며, 나머지 절반을 안경욱 위안부역사관건립추진위원회 상임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경산 출신인 고 김순악(사진) 할머니는 16세 때인 1944년 일본군에 끌려가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하다가 귀국했다. 전국 곳곳을 돌아다닌 후 1997년 고향인 경산에 정착, 2000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했다.

할머니는 시민모임과 유대관계를 가진 후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타인을 수용하고 다정함도 조금씩 배워갔다고 한다.

특히 2009년 시민모임의 행사에 자주 참석하던 김 할머니가 대구 지역에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만든다는 이야기에 “나 죽어도 잊으면 안 되는데 오래 오래 기억하려고 역사관을 지으니 너무 좋다”는 말을 남겼다고.

역사관 건립에 대해 안경욱 상임대표는 “대구 중구 남산동 명덕초등학교 내에 들어설 예정인 2·28 민주운동 기념회관에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 방안을 대구시와 협의 중”이라며 “전국에서 가장 많은 11명의 할머니가 있기도 하여 역사관 건립은 후세에 역사적 증거자료를 남기고, 잘못된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교육의 장소가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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