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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뉴스광장
한국은행 총재에 김중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가 내정됐다. 후임자를 놓고 많은 예측과 전망이 쏟아졌는데, 청와대는 지난 16일 “풍부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 시장주의자”라는 평가와 함께 김 내정자(국회 인사청문회 이전)에게 중책을 맡겼다.

한은 총재에 대한 높은 관심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은행 총재는 정부에서 선임하지만 일은 독립적이다.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앞으로 새 한은 총재와 관련해서 많은 기사가 쏟아질 것이다. 이럴 때 몇 가지만 챙겨두면 쏟아지는 기사의 맥을 짚고, 경제의 흐름을 나름 전망해볼 수 있다.

첫째는 기준금리에 언제 손을 대느냐는 것이다. 새 내정자 선임에 맞춰 모든 언론이 일제히 1차로 쏟아낸 기사가 ‘기준금리’다. 기준금리는 7명의 금융통화위원들이 한 달에 한 번 모여 결정하지만 한은 총재의 의중이 결정적이다.

기준금리는 이름 그대로 모든 금리의 기준. 13개월째 2.0%로 묶여있는 이 금리를 올리면 일반 은행의 예금이나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보통 금리인상은 경기 호조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물가 상승의 우려가 있을 때 취하는 조치. 경기 호조가 전제다. 김 내정자는 총재 선임 이전인 지난 12일 KBS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경제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압력이 그렇게 강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급하지 않다는 뜻이다.

둘째 관심은 정부와의 관계. 한국은행은 통화량을 잘 조절해서 경기와 물가안정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풀어가는 일을 한다. 한은의 이런 역할을 ‘통화정책’이라고 하며, 한은의 고유 권한이다. 그런데 이에 대한 시각과 처방에서 정부와 자주 갈등을 빚는다.

이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신문기사에는 ‘한은 독립성’이라는 제목이 붙곤 한다.

김 내정자는 국책 연구기관(KDI)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한국은행도 정부다”(12일 인터뷰)는 말 속에 한은과 정부의 관계 정립에 대한 그의 뜻이 잘 담겨있다. 그는 “한국은행이 정부 정책과 협조를 하지 않는 것은 적절한 것 같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쯤 되면 ‘한은의 독립성 후퇴 전망’이나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출 것’이라는 언론의 전망이 어떤 의미인지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눈여겨볼 내용은 통화량의 조절. 한국은행은 시중에 도는 돈의 전체 양(통화량)을 조절해 돈의 가치를 일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돈이 시중에 너무 많이 돌면 돈의 가치가 떨어진다. 이것은 물가가 오른다는 말과 같다. 반대로 시중에 돈이 적게 돌면 돈의 가치가 지나치게 높아져 소비가 줄어들고,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된다. 경기가 침체 국면을 맞게 된다. 물가와 경기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과 함께 이런 고민 속에서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잘 지켜본다면 우리 경제를 훨씬 넓고, 깊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은 총재의 교체는 은행의 최고경영자 한 사람의 자리바꿈이 아니다. 정부의 은행, 은행의 은행인 한국은행의 별칭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 금융계 전체, 국가경제 전반에서 큰 변화의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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