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배우가 읽어주는 소설’ 낮 공연으로 주부들에 인기
지난 9일, 선돌극장에서 배우들이 읽고 있는 책은 ‘위험한 독서’였다. 이날 관객들은 모두 여성이었다. 그래서인지 7년 사귄 남자친구를 정리하고픈 마음에 “주저하지 말고 나를 읽어보라”며 한 남자 독서치료사를 찾아간 책 속 여주인공의 이야기에 관객들은 빠져들었다. 소통의 단절을 독서법의 차이에서 찾고 있는 만큼 생각하며 들어야 할 구절도 많지만, 위트 있는 배우들의 대사 처리가 책에 대한 흥미를 한층 높이는 데 성공했다.
연극 ‘배우가 읽어주는 소설’은 요일별로 다른 작품을 들려준다.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윤대녕의 ‘천지간’, 박완서의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문순태의 ‘대바람소리’가 각기 다른 연출가와 연기자들에 의해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낭독 공연이라는 독특한 콘셉트 외에도 이 연극은 주부들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춘 낮 공연이란 특징도 있다. 공연시간을 오전 11시 30분으로 잡은 것에 대해 선돌극장 측은 “문화적 공간과 시간을 향유하기 어려운 주부들을 위해 낮 시간을 활용, 공연과 문학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며 “가정 재정을 책임지는 주부들이 편한 마음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관람료도 8000원으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연극과 달리 향기로운 커피를 마시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는 점도 이목을 끈다. 핸드드립 커피 전문점 가배두림의 후원을 받아, 관객 모두에게 바리스타의 핸드드립 커피를 제공한다.
공연장을 찾은 주부 신수희(44·문래동)씨는 “오랜만에 혼자 연극을 보러 와 어색했는데 커피를 마시며 배우들의 연기로 소설을 읽으니 흥미진진했다”며 “가격이 부담 없어 찾았는데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책도 사고 공연도 다시 보러오고 싶다”고 전했다.
26일까지 대학로 선돌극장, 매주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 11시 30분 공연. 문의 02-747-3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