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임신·출산에 대한 여성결정권 지지”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박노준)가 지난 8일 “여성의 임신·출산 및 몸에 대한 결정권은 여성에게 있다”는 여성단체의 주장을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성명을 내고 “소수의 돈키호테 식 영웅주의에 물든 의사들에 의해 촉발된 ‘임신중절 근절운동과 동료의사 고소, 고발 조치 강행이 의사들의 인공 중절 시술 회피를 초래해 이에 따른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여성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성의 임신·출산 및 몸에 대한 결정권은 여성에게 있다는 주장을 의학적 모자 보건 및 모성보호 차원에서 적극 지지한다”며 “임신중절 문제를 여성과 산부인과 의사만의 책임으로 호도하지 말라. 정부는 현실적인 임신중절 예방 대책과 사회 인프라 구축에 매진하라”고 촉구했다.

성명서 발표 직후 프로라이프의사회 게시판에는 이에 대한 반박성 글이 올라왔다. 심상덕 윤리위원장은 “산부인과 의사 과반수 이상이 분만을 담당하지 않는 현실에서 유독 낙태만은 여성의 인권을 위해 주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낙태를 허용해달라는 여성단체 입장을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은 참 얼굴이 후끈거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낙태 시술로 얻는 경제적 이득이 적지 않은 현실에서 과연 정말 여성의 인권과 행복권을 찾아주기 위해 그렇게 희생적으로 낙태 시술이라는 방법으로 봉사를 한 것인지” 반문했다.

이 같은 프로라이프의사회 관계자의 의견에 대해 박노준 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낙태가 산부인과 수입원의 일부인 것은 사실이지만 임신한 여성들이 낙태 안 하고 분만을 다 한다면 역시 그것도 산부인과의 큰 수입이 된다”고 반박하며 “현장에서 임신한 여성들을 상담해보면 도저히 임신을 지속할 수 없는 여성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 처한 여성들의 인권을 진정 보호하는 길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부인과의사회도 프로라이프의사회가 나서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의견을 내고 있지만 낙태문제는 사회적 합의에 따라야지 의사들이 주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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