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과 인사에 ‘여성’…큰 실험”

국회 첫 여성 인사과장으로 임명돼 주목받고 있는 정성희(사진) 과장을 지난 10일 국회의사당에서 만났다. 그는 인사과장이 된 후 주변에서 축하와 우려를 동시에 받았다고 전했다.

“인사과장 발령 전 유일한 입법고시 여성 동기가 행정법무담당(기획조정)을 맡았다. 조직을 큰 틀에서 기획하고 운영할 인재를 배치하는 두 요직에 여성을 배치한 것이다. 사무처에서 여성에 대한 기대를 갖고 기회를 주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 과장은 입법고시를 통과해 국회에 첫 출근한 여성 중 한명이다. 때문에 국회 사무처 내 ‘첫 여성’이라는 타이틀을 많이 달았다. 

“제가 입법조사관이 되기 전에는 여성 조사관이 없었다. 게다가 몇몇 위원회에서는 여성과 함께 일하기 꺼려했던 측면이 있다. 능력과 달리  진입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여성에게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 유리천장이 있다.”

인사과장이 된 정 과장은 “여성이기 때문에 못 할 일은 없다며 능력만 있다면 도전해 볼 것”을 권했다. 남성만 가득한 조직에서 자신의 경력을 꼼꼼히 쌓은 정 과장은 후배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은 상관에게 분명하게어필하고, 일하고 싶은 팀에는 열정을 보여줘야 한다”며 “끊임없는 두드림만이 살 길이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업무 능력”이라고 충고했다. 

한편, 사무처는 올해 1월 차인순 여성위원회 입법심의관을 2급으로 승진시키는 등 2008년부터 서덕원 부이사관과 2009년 김귀순 여성위원회 수석전문위원(차관보급), 김현주 의장비서실 수석비서관(1급 상당) 등 고위 공직에 여성 인력 도입을 늘리고 있다. 

김형오 의장은 2008년 본지와 인터뷰(992호)에서 “여성 관리자 임용목표제같은 제도 도입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기획·예산·인사·감사 및 실·국 주무과 등 주요 부서에 더 많은 여성 공무원이 임용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