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순간 실수가 주홍글씨로 남아야 하나”

민주당이 지난 7일 당원자격심사위원회(위원장 이미경 사무총장)를 열고 성희롱 사건에 대한 소명자료를 제출한 우근민 전 제주도지사의 복당을 만장일치로 허용한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복당 철회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8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근민 전 지사 본인이 공식적으로 과오에 대해 사과했다”며 “순간의 실수나 과오가 영원히 주홍글씨로 남아야 하느냐는 문제는 조금 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논란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5당 연합 주체들은 연합 취지에 부합하지 않은 후보를 복당시킨 것에 유감을 표명했다.

이정선, 김금래 의원 등 한나라당 여성 국회의원은 지난 9일 국회 정론관에서 “지방선거 당선을 위해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민주당의 행태가 국민의 정치 혐오증만 증폭시킬 뿐”이라며 “성추행 당사자를 옹호하며 여성의 자존심을 짓밟는 반여성적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도 분열음이 나왔다. 우 전 지사와 경쟁할 고희범 민주당 제주도지사 예비후보는 지난 9일 국회 정론관에서 “중앙당 지도부는 ‘성추행 용인 정당’이라는 비난에도 아랑곳없이 우 전 지사를 복당시켰다”며 “무기한 단식으로 우 전 지사 복당 철회 요구를 관철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제주여민회 등 제주도 13개 시민단체는 지난 8일 공동 성명을 통해 “2002년부터 지금까지 우 전 지사는 피해자와 제주여민회 등에 대해 단 한 차례도 공식적인 사과를 한 적이 없다”며 우 전 지사 복당 허용은 “민주당이 여성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제주여민회 등은 “민주당의 ‘성희롱 도지사’ 후보 영입을 반대한다”며 인터넷 다음 아고라 이슈 청원을 올려 4월 10일까지 1만 명을 목표로 서명을 받고 있다.

한편 지난 10일 민주당이 영입한 시민사회단체, 여성계 중견활동가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여성계 인사는 “우 전 지사뿐 아니라 전직 비리자를 입당시키는 민주당에 실망했다”며 “입당을 하지만 시민단체와 함께 민주당의 원칙에 대한 요구는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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