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문학상 작가 한강의 소설 연작 영화화
예술과 욕망의 경계를 넘나드는 강렬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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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영혜(채민서)는 어느 날 돌연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냉장고 안에 있던 고기를 모두 버리고 남편에게서 고기 냄새가 난다며 잠자리를 거부하던 영혜는 억지로 고기를 먹이려는 가족 앞에서 결국 자해 소동을 벌이기에 이른다.

슬럼프에 빠져 예술가로서 위태로운 삶에 무기력해 하던 비디오 아티스트 민호(김현성)는 피투성이가 된 처제 영혜를 병원까지 업고 가느라 피로 물든 셔츠를 바라보며 묘한 감정에 휩싸인다. 영혜의 엉덩이에 몽고반점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사실을 아내에게 듣고 갑자기 예술적 욕망을 느끼게 된 민호는 영혜에게 전라로 작품에 출연해 줄 것을 제안한다. 영혜의 알몸에 꽃을 그려 넣고 촬영을 거듭하면서 그는 주체할 수 없는 금기의 욕망에 사로잡힌다.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한강의 소설 ‘몽고반점’과 ‘채식주의자’ ‘나무불꽃’ 등 세 편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영화 ‘채식주의자’는 난해하고 불편한 영화다. 영화는 계속적으로 정상과 비정상, 삶과 죽음, 예술과 욕망의 경계를 넘나든다. 채민서의 전라 노출 연기나 형부와 처제의 금기의 욕망이라는 선정적인 면이 부각됐지만 최근 그 어떤 영화보다 긴 정사신과 노출 장면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선정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가족은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영혜를 비정상적인 인물로 대하며 ‘정상적’인 가족 안으로 되돌아오라고 강요한다. 그러나 아내를 이해하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는 이기적이고 현실적인 남편, 아픈 처제에게 예술의 욕망을 불태우는 형부, 가족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등으로 이뤄진 이 가족은 과연 ‘정상’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영혜는 “왜 고기를 먹지 않느냐”는 물음에 “매일 밤 계속되는 꿈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어떤 날은 피투성이로, 또 어떤 날은 썩어 문드러진 시체로 등장하는 꿈속의 얼굴. 그러나 영혜가 왜 그런 꿈을 꾸게 되었는지, 고기를 거부하게 되었는지는 확실히 드러나지 않는다. 언니 지혜의 회상 속에서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가 등장하며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발현한 것이 아닐까 추측할 뿐이다.

“나는 이제 동물이 아니야. 밥 같은 거 안 먹어도 살 수 있어. 햇빛만 있으면…. 이제 곧 말도 못하고 생각도 다 사라질 거야. 금방이야. 정말 금방이야.” 자신의 몸에 꽃을 그려 넣었을 때 더 이상 꿈을 꾸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한 영혜는 이제 모든 음식물을 거부하고 식물이 되기를 꿈꾸며 ‘가랑이 사이에 꽃이 피어날’ 날을 기다린다.

평생을 주변을 위해 희생해 온 언니 지혜마저 가슴속 깊이 감춰뒀던 트라우마를 표출하며 세 사람의 욕망과 분노가 최고조를 이룬 그 지점에서 영화는 돌연 끝을 맺는다. “영화가 끝난 후에도 이들의 삶은 계속될 것”이라는 감독의 말처럼 이후 이들의 행보를 추측하는 것은 관객의 몫으로 남는다. 감독 임우성, 주연 채민서·김현성, 18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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