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학교폭력 트렌드
2000년대 이후 학교폭력 트렌드
  • 김남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2.26 12:22
  • 수정 2010-02-26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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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와 화로 가득한 청소년들
‘3無’- 무감각, 무관심, 묻지마 학교폭력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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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졸업식’ ‘빵셔틀’ 등 새로운 양상의 학교폭력이 충격을 주고 있다. 졸업 뒤풀이에서 집단으로 옷을 벗겨 동영상으로 유포하고, 대낮 노상에서 여중생의 옷을 벗기고, 바닷물에 빠뜨린 사건도 줄줄이 발생했다.

새삼 학교폭력에 대한 관심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그 양상이 과거와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하 청예단)이 2월 24일 발표한 ‘2009년 학교폭력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으로 인해 ‘고통스러웠다’고 말한 청소년은 64.4%였고, 그중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는 답변이 15.8%에 달했다. 그에 비해 평범한 학생들이 폭력의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등 학교폭력이 점차 일상화되고 보편화됐다. ‘90년대생’들의 학교폭력은 무감각, 무관심, 묻지마의 ‘3무(無)’의 양상을 보였다.

무감각, 폭력인지 구별 못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각종 미디어에 노출된 청소년들이 ‘빵셔틀’이나 ‘졸업빵’이 학교폭력인지조차 모르는 상태로 학교폭력을 가하고 있다. 실제로 청예단의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중 55.1%가 빵셔틀이 학교폭력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괴롭힘 42%, 사이버폭력 41.7%, 성폭력 27.2%, 왕따 16.9% 등 다른 학교폭력에 대한 불감증도 심각하다.

학교폭력에 노출되는 연령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청소년 10명 중 2명이 학교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는데, 이둘 중 60%에 달하는 인원이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학교폭력을 접했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성적우선주의와 미디어 매체의 영향을 꼽는다. 청예단의 박철원 이사장은 “스트레스를 풀 방법이 없는 아이들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게임에 몰입하게 되고, 이를 모방해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무관심, 자신에게 피해올까 방관



개인주의가 팽배하면서 자신도 피해를 볼까 우려하는 청소년들이 학교폭력을 무관심하게 방관하는 경향도 있다. 청예단의 조사에 따르면 학교폭력을 목격했을 때 ‘모른 척’ 하는 것으로 대처한다는 응답이 57%에 달했다. 이유는 33.1%가 ‘같이 피해를 당할 것 같아서’, 33.4%가 ‘관심이 없어서’, 32.5%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였다.

드러나지 않는 폭력도 늘어나고 있다. 일진 학생에게 빵을 사다주는 힘없는 학생을 PC게임 스타크래프트에 등장하는 유닛(게임상의 병력)을 실어 나르는 비행 물체 이름인 ‘셔틀’에 비유한 ‘빵셔틀’ 외에도, 숙제셔틀, 핸드폰셔틀, 가방셔틀, 교통카드셔틀, 생리대셔틀, 아이팟셔틀, 시험셔틀, 체육복셔틀, 급식셔틀, 물통셔틀, 실내화셔틀 등 수많은 방법으로 강자가 약자를 부리는 새로운 형태의 폭력이 등장한 것이다.

박옥식 청소년미디어센터장은 “교육당국과 청소년정책당국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는데 경쟁적인 정책으로 비효율적인 투자를 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당식이나 일회성 예방 교육이 아닌 학급 단위의 실효성 있는 예방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묻지 마, 이유 없는 분노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묻지 마’ 폭력도 늘었다. 청예단의 조사에 따르면 장난이나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한 경우가 57.4%에 달했다. 이는 약 35.7%였던 예년에 비해 월등히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알몸 졸업식 동영상 사진 유출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휴대전화나 인터넷을 활용해 폭력을 미리 계획하고 신속하게 알릴 뿐 아니라, 공개하기까지 한다. 이유 없는 분노가 타인에게 관심을 끌려는 욕구와 만나고, 뉴미디어라는 날개를 달게되자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것이다.

청예단의 신순갑 사무총장은 “특별한 이유 없는 폭력이 장난으로 여겨져 소홀히 취급되고 있어 문제다. 분노와  화로 가득 찬 청소년들에게 끼와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도록 문화공간과 문화활동 기회를 적극 제공해 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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