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 나도선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
생명과학 나도선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
  • 김수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2.19 11:00
  • 수정 2010-02-19 1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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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대 중심축 이동, 과학이 결정
“생명과학 세계 속 한국의 위상과 역할 고민해야”
“여성 네트워크가 능력에 날개를 달아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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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지난해 한국인 최초로 유엔 생명공학구상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된 나도선(61·사진)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한국이 단 시간 안에 저개발국가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과학 기술 때문”이라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원자력에 대해서도 꾸준히 기술력을 축적해 온 결과라고 평가했다.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 회장,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여성 후배들의 든든한 멘토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그는 “나의 경험으로 후배들이 새로운 막을 잘 열어주길” 바라는 월드 리더이자 국내 여성 과학자들의 맏언니다.

나도선 교수를 만나 향후 10년 생명과학의 전망을 들어보았다.

-과학계, 특히 생명과학 분야의 향후 10년을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지금까지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는 조그만 변방 국가였지만, 주요 20개국(G20) 국가가 되면서 세계무대에서 메이저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다. 10년 후에는 지금보다 한국의 위상이 훨씬 높아져 있을 것이다. 특히 과학 분야는 지난날 우리나라 발전의 원동력이었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 역할이 지대할 것이다.

예전에는 가발이나 봉제인형을 만들어서 돈을 벌었지만, 지금은 뛰어난 기술력으로 세계 일류 상품을 만들고 있지 않나. LED, 휴대전화 등 전자제품이 세계 최고 수준이고, 두바이에서 제일 높은 빌딩도 우리나라 건설사가 지었다. 대단한 기술력이다.

생명과학 분야는 다른 과학 분야보다 조금 늦게 출발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된 것이 불과 20년밖에 되질 않았다. 앞으로 10년 후면 생명과학 분야에서도 어느 정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LG생명과학이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고, 삼성도 바이오시밀러라고 올해부터 생명과학에 투자를 시작한다. 기존 제약회사들도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다. 향후 10년 동안 상당히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다. 생명과학 분야의 잡 마켓이 아직까지는 썩 좋지 않지만 비즈니스가 커지면서 일자리도 늘어날 전망이다.”



-2009년 9월 선임된 유엔 생명공학구상위원회 위원으로 현재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

“생명공학구상위원회는 유엔 사무총장의 자문위원회다. 유엔 산하에서 생명과학 분야가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학자들과 함께 연구 기구나 과제를 계획하고 자문하는 역할이다. 함께 선임된 20여 명의 위원들은 특별한 공식적인 활동은 함께 하지만 각자 개별적으로 작업한다.

나의 고민은 한국이 생명과학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생명과학의 국제화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원조를 받는 처지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바뀌었다. 지난 20년간의 경험이 국제사회에서 역할모델이 되고 있다. 생명과학 분야에서 자본과 기술, 학자 모두 부족한 저개발 국가들을 돕는 데 한국이 어떤 역할을 담당할 것인지 찾아야 한다. 그것은 유엔의 취지이기도 하다.

생명과학은 앞으로 인류의 삶 전반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환경오염, 건강, 식량, 기후변화 모두 생명과학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 저개발 국가들이 새로운 기술에 뒤처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유엔의 역할이다. 그런 틀 안에서 한국이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정부에 건의해서 정책을 만들어가야 한다.”



-생명과학이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을 구체적으로 말씀해 달라.

“예를 들어 건조한 아프리카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식물을 개발해 식량문제를 해결하거나, 비타민이 강화된 쌀을 개발하는 것 등 모든 것이 생명과학이다. 병충해에 강한 종자를 개발해 산출량을 늘리고, 재배 면적을 늘릴 수도 있다. 더불어 농약을 덜 써도 되니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 또한 석유가 환경을 오염시킨다면 석유를 분해하는 미생물을 찾아 오염 지역에 뿌려 환경오염을 해결할 수 있다.”



-저개발 국가들은 엄청난 비용 때문에 생명과학을 활용하기 어렵겠다.

“저개발 국가들에 기술 훈련을 제공하거나, 기술자를 파견 또는 인력 훈련비를 원조하는 등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그냥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자는 취지다.

생명과학이 새 시대의 키워드인 만큼 생명과학 분야에 투자하도록 이끌고, 그로 인해 새로운 기술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구체적인 지원국은 이후 선정될 예정이고, 일단 조사를 시작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보고서를 작성하고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올해는 기초 기획부터 하려고 한다.”



-주장하시는 과학의 대중화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소외계층뿐만 아니라 보통사람들도 과학을 몰라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히곤 한다. 유전자변형식품(GMO) 같은 경우에도 위험에 대한 증거보다는 위험할 것이라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천연의 방법이든, 유전공학 방법이든 종자개량이라는 것의 일정 부분은 다 GMO다. 종자 개발이 곧 유전자 변형인데, 그것의 부정적인 측면만 너무 부각되어 있다. 국민이 과학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지도자들은 더 잘 알아야 한다. 지식에서 소외되는 저소득층일수록 과학을 알면 개인적인 능력이 훨씬 향상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주를 자주 삶아야 한다고 알고 있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미생물 때문인데 전자레인지 등으로 가열하여 가끔씩만 미생물을 죽이면 식중독에 걸리지 않는다. 미생물만 죽으면 행주가 100% 깨끗하지 않아도 식중독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처럼 과학적인 원리를 아는 것이 과학 대중화다. 전기를 그냥 아껴야 한다고 하는 것보다 전기 절약의 과정에 대해 모든 국민이 알게 되면 절약을 주체적으로 더 잘할 것이다.

건강도 과학적 태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담배가 그냥 해롭다고 하기보다 왜 나쁜지 정확하게 알려주면 담배를 피울 수가 없다. 과식이 왜 나쁜지, 수면이 왜 중요한지 과학적 설명을 덧붙이면 대중이 받아들이고 실천하기 쉬워진다.”



-과학이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해도 휘둘리지 않고 자기 주관을 가지고 실천할 수 있다. 현대사회는 지식의 80%가 과학지식이다. 대중의 과학적 지식이 늘어날수록 개인 생활도 향상되고 사회에도 기여할 수 있다.

과학을 잘 모르는 데서 기인하는 사회적 비효율도 굉장히 크다. 부안의 방사선폐기물처리장 소요사태나 광우병 사태도 과학적 지식 부족으로 증폭된 측면이 굉장히 많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있었지만 불필요하게 증폭돼 국가 이미지 실추나 사회적 낭비가 있다.

농약이 환경오염의 원인이기도 하지만 식량 증산에 엄청난 일을 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실천하지 않아서 오염이 심화되는 것이지 과학의 발전이 환경오염을 주도했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황우석 박사 사건을 계기로 생명과학이 대중에 널리 알려진 것 같다.

“사람들이 생명과학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나친 장밋빛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모든 병을 다 치료할 수 있다든가, 모든 사람이 120세까지 살 수 있다든가 하는 지나친 기대가 많다. 의학 발달로 백신과 치료법이 개발되었지만 사람은 생명과학의 발달로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운동과 섭생 등 건전한 생활방식으로 장수하게 된다. 그리고 생명공학에 대한 공연한 두려움도 많다. 과학자들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정론을 이끄는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과학 교육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서도 과학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과학 교육의 커리큘럼은 굉장히 빈약하다. 과학 교육은 실험 위주로 진행돼야 하는데 그것을 시간 낭비로 생각한다.

학교 다니면서 제일 먼저 몸을 단련하고, 다음으로는 인간관계 형성, 즉 네트워킹 하는 걸 가르치고, 마지막으로 지식을 습득해야 하는데, 지금의 교육은 지식 중에서도 시험을 위한 지식 위주라 교육 낭비가 굉장히 심하다.”



-바이오 대체 에너지에 대한 전망은.

“바이오 디젤, 바이오 에탄올 등은 모두 태양열에서 오는 것이다. 해조에서 연료를 뽑아내는 과정도 굉장히 발전할 것이다. 대체에너지로 이미 사용하고 있지만 앞으로 그 비중이 상당히 늘어날 전망이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에너지 소비량은 커진다. 늘어나는 에너지 소비량을 충당하려면 다양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여성 과학자로서 걸어온 길에 대한 소회를 말씀해 달라.

“남성들 사이에서 열심히 노력하다보니 여러 분야에서 최초가 됐다. 어려움 속에서 양성평등을 위해 애써왔는데 요즘은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 아직도 유리천장은 분명 존재하지만 유리천장을 깨뜨리는 노력에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또 스스로에게 점수를 주고 싶은 점은 후배들을 이끌어주기 위해 멘토 역할을 해 온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여과총)도 만들어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열심히 노력하는 후배들을 보면 마음이 흐뭇하다.”



-여성으로서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지.

“남성들과 어울려야 정보가 나오는데 남성 중심적인 사회 분위기로 여성이 남성들의 자리에 끼기 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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