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한국어를 배우다보면 언어 수준이 같은 공간에 사는 사람 이상으로 능숙해지기 힘들다. 설령 공부한다고 하더라도, 시부모님이 하시는 말씀을 사전에서 찾는다 해도 찾지 못해 학습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사전에는 단어로만 나와 있지, 문장으로는 나와 있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사는 전남 장성은 시골이다 보니 사투리를 배워야 생활할 수 있다. 물론 사투리는 사전에 없다.

한국에 온 지 1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 한국어는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워진다. 단어나 문장을 어떻게 읽는지 몇 명에게 물어보면, 각기 다른 대답이 나와 더욱 혼란스러워진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모든 것을 자신 있게 말하기 때문에 누구의 말이 맞는지, 누굴 믿어야 할지 고민되기도 한다. 국어사전을 친구 삼아 나름 해석하고 이해해야 한다.

얼마 전에는 ‘닭’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했었다. 사람들은 ‘닭이 맛있다’를 [다기 마싣따] 또는 [다기 마딛따]라고 발음을 하는데 ‘[달기 마딛따] 또는 [달기 마싣따]가 표준어’라고 한다.

처음에는 이것을 사투리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지만 다시 궁금해져서 아이들에게 “닭을 먹고 싶어[달글 머꼬 시퍼]”라고 했더니 “단것?, 달고나?”라고 반응하기에 다시 “닭이 먹고 싶어[달기 머꼬 시퍼]”라고 했더니 “아~! 딸기”라고 말을 했다. 그래서 어른들에게 ‘닭이 맛있다’에 대해 물었더니 많은 사람들이 ‘[다기 마싣따]가 맞다’고 했다.

이주여성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다 보면 표준어만을 가르칠 수가 없다. 표준어를 기본으로 하지만 실제 자신이 사는 생활 속에서 필요한 언어를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한 ‘닭이 맛있다’도 겹받침 ‘닭’과 조사 ‘이’가 붙은 형태와 연음현상을 가르치되, 실제 생활에서는 [다기 마싣따] 또는 [다기 마딛따]라고 한 단어에 대해 몇 가지 발음법을 가르쳐야 한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선생님 말은 알아들어도 가족의 말은 이해할 수 없게 된다.

한국 사람들이 국어를 배울 때는 ‘이것이 표준어다’라고 할 수 있고 ‘뒷말의 첫소리 ‘ㄱ, ㄷ, ㅂ, ㅅ, ㅈ’이 된소리로 발음되는 경우에 사이시옷을 표기해야 한다’ 등으로 설명하면 이해할 수 있지만, 한국 사람들이 된소리로 발음하는지 거센소리로 발음하는지 예사소리로 발음하는지 구별하지 못한 이주여성들에게는 배우면 배울수록 한국어가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되어 모르는 말이 있으면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면 쉽게 답을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사전도 인터넷 속에 있어서 번역하기에도 아주 편해졌다. 한국어 공부를 할 수 있는 무료 사이트도 많이 생겨서 한국어에 대한 어려움이 조금씩 없어지고 있다. 그리고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통해 한국생활에 빨리 적응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어서 가족의 협조만 있으면 얼마든지 한국 사람처럼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