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네, 선출직 여성 의원 실전 노하우 전수
선출직 여성 후보자를 의무 공천하도록 한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는 지난 5일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동계워크숍을 열고 선출직 여성 의원들의 선거 실전 노하우를 전했다.
선거 조직과 자금력 자체가 가장 큰 약점인 여성 후보자들이 출마 의지를 다지기는 쉽지 않다. 서정순 서대문구의회 의원(민주당)도 마찬가지. 서 의원은 “당내 지지기반이 없는 여성 후보의 전형적인 경우였지만 보육문제로 부딪치는 면이 너무 많아 2005년부터 출마 결심을 굳혔다”며 “한번 정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거에 하나부터 열까지 훈수를 두는 60, 70대도 경계해야 한다”는 서 의원은 “들을수록 휘둘릴 것 같아서 선거 기획사를 운영하는 선배에게 전화 상담도 했다”며 후보자의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략도, 전술도 없이 2006년 지방선거에 뛰어든 구명순 중랑구의회 의원(한나라당)은 심지어 당 지원도 미미했다. 당은 구 의원과 함께 공천된 4선 남성 의원에게 동원 가능한 인력을 모두 지원했다.
구 의원은 “섭섭한 마음은 들었지만 준비가 늦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30년 동안 활동한 새마을운동 조직을 최대한 활용했다”고 말했다. 구 의원은 “동네 골목마다 운동원을 세워놓고 개인 대 개인으로 유권자를 만났다”며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선거가 처음이라면 기획사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06년 첫 선거 당시 금전과 조직 모두 열악한 상황에서 정치에 입문해 힘들었다는 김미정 오산시의회 의원(민주당)은 “혼자 선거를 치를 자신이 없다면 선거기획사와 계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경선보다 본선에서 자신 있었기 때문에 당내 경선에선 실비만 내고 본선에서 더 많은 경비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고 ‘계약 노하우’를 전했다. 김 의원은 “그 시간 동안 선거법과 선거 정보 등을 공부하고 지역 분위기를 익혀 선거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2 대 1의 경쟁을 뚫고 당 후보로 선출된 임영신 경기도의회 의원(한나라당)은 “당내 경선을 잘 치러야 한다”고 강조하는 쪽이다. 임 의원은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남녀관계가 복잡하다’는 소문부터, ‘위장전입’ 소문 등 당내 경선부터 불리한 소문이 무성했다”고 회고했다.
소심해질 수도 있는 문제에서 임 의원은 “내가 아무리 못났어도 70~80대 영감이랑 연애를 하겠느냐”며 당 공천심사위원회에 적극적으로 반증 자료를 보냈다. 몇몇 루머 때문에는 경찰서에 다녀오기도 했다. “당내 경선이 가장 무서웠다”는 임 의원은 “당선된 후에도 선거법 위반으로 신고할 사람은 당내 경쟁자일 것”이라며 “당내 처신을 잘하고 선거법에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선출직 여성 의원들은 시대를 반영해 직접 공략할 유권자 층도 짚어냈다. 선출직-비례를 거쳐 다시 선출직 3선에 도전하는 정영순 대구광역시 수성구의회 의원은 “아이들 때문에 야외에 있어야 하는, 손자녀 봐주는 어머니 층을 공략하라”며 “그들을 위한 전략도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이에 앞서 4일 ‘6·2 지방선거 총점검’ 주제로 강연했던 정치컨설팅 회사 이경헌 포스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자신의 장점을 내세울 욕심 때문에 유권자가 요구하는 이미지를 놓쳐서는 안 된다”며 정책분야에서는 “교육과 복지 등 작은 공약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