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가슴’으로 이루는 ‘마을’에 희망이 있다
IMF 상처에 감염된 세대, 엄마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 자립 포기
‘돌봄 감수성’으로 공존 학습하고 삶 살리는 기획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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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혜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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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 교수(연세대 사회학과)는 우리 사회 청소년의 변화, 어떤 면에선 ‘급진적’이라 할 수 있는 변화를 가장 빠르고 예리하게 감지하는 현장과 맞닿은 삶을 살고 있다.

승자 독식, 패자 부활전이 없는 사회에서 “돈 없으면 죽는다”는 주술을 “‘돌봄’이 없으면 인간은 살 수 없다”는 논리로 대체해가고 있는 조 교수는 “‘가슴’이 작동하는 돌봄의 감수성을 끌어내야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구체적 형태는 삶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리고 ‘미운’ 사람도 공존할 수 있는 그런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마을’을 가진 사람은 “시대가 어떻게 변하든 아무리 힘들어도 즐겁고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게 마련이다. 80년대 조형, 조옥라, 고정희 시인 등 여성학자와 사회학자 등과 어울려 활동했던 ‘또 하나의 문화’가 이런 ‘마을’을 꿈꾸게 한 출발점이라면 출발점이다.

90년대 초반, 여성문제에서 좀 더 인력풀이 빈곤한 청소년 문제로 관심을 선회한 그는 1999년 7월 서울시 청소년 직업체험센터 ‘하자’ 센터장이 되면서 본격적인 실험을 거듭하게 된다. 그리고 이 실험을 통해 학습공동체·마을공동체·사회적 기업으로 연결되는 대안적 통로를 찾아낸 듯하다. 이젠 청소년 공동체를 시작으로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공동체로 꿈을 확장해가고 있다.

“예전엔 날카롭게 세상을 보는 재미로 살았다”는 그는 “지금은 그게 다가 아니어서 공감도 안 불러일으킬 비판에 그치는 게 아니라, 거기서 삶을 살릴 다양한 기획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돈’ 아닌 ‘돌봄’이 인간을 살린다

-8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젊은 세대의 변화를 많이 감지하셨을 것 같다.

“90년대 초반에 아이들이 확 바뀐, 이른바 ‘서태지 세대를 이어가다가 2006년부터 G(Global)세대 혹은 88만원 세대 그렇게 보이기 시작했다.

커뮤니케이션도 ‘안다’고 전제하지 말고 ‘나는 이렇다, 너는 어떠냐’, 이렇게 물어봐야지 전제를 같다고 보면 안 된다. 계급 구성도 386세대 때는 삼각구도였는데, 서태지 세대 때는 마름모꼴, 즉 중산층이 많았다. 지금은 아주 8자형으로 가니까 취약계층에 안 떨어지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불안해한다. 각개전투에 들어갔다고나 할까.”

-급속한 사회변화 속에서 1020세대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는 것 같다.

“한 마디로 이젠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시대’다. 그런 꿈이 있었던 예전엔 자신을 힘껏 뒷바라지 하는 부모의 정성과 사랑을 받아들이는 감각이라도 있었는데, 이젠 아예 부모의 경제력에 기대는 머니게임이 돼버렸다. 그래서 아이들 스스로 내가 자력으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생각하다보니 찌질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냥 이렇게 살지, 뭐’ 하는 식으로.

서구가 200년간 해온 근대화 과정을 한국이 30년이란 기간 동안 압축 성장을 해서 두드러져 보여 그렇지, 지금 우리 아이들의 이런 현상은 전 지구적으로 근대화 과정에서 일어나는 보편적 현상이다. 서태지 세대를 한 3세대 정도 거쳐 경험하면 문화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데, 우리는 그 과정을 10년 만에 끝내버렸다. 이런 성장의 특수성 때문에 선배들의 역사적 지혜를 연결하지 못한 것이다.”

요즘 아이들에겐 ‘사춘기’가 없다

-반항과 가출, 이런 것들을 성장기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라 생각해왔는데, 요즘 아이들은 많이 다르다는 말들을 한다.

“사춘기의 반항, 이런 게 거의 없다. 오래 저항하지 않고 1년이면 사춘기를 끝내버리는 아이들도 수두룩하다.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에도 사춘기는 없었다. 사춘기는 자립을 강조하고 강요하는 근대에 부각된 것이다. 지금은 그럴 수가 없어서 상대적으로 사춘기가 부각이 안 되는 것이다.

그 전 서태지 세대는 미래에 대한 불안이 없었다. 엿 먹어라 하며 끌리는 대로 했는데 지금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현실적인 문제에 눈을 뜬다. 부모 세대가 겪어낸 외환위기의 불안이 아이들에게로 전이된 그런 트라우마 세대다. 그래서 그저 엄마랑 잘 지내면서 잘하자는 공생의 비법을 너무나 일찍 터득한 반면 공공에 대한 감각은 전혀 길러지지 않았다.

승자독식 게임은 엄마의 지원을 받아 아주 잘하지만, 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계층도 있다는 것을 문제로 깨닫지 못한다. 오히려 가진 게 없는 게 당연하다, 어쩔 수 없다는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게 요즘의 신사고다. 돈도 없는데 나를 왜 낳았느냐고 묻는 아이들도 있다. 이처럼 새로운 신분사회로 향해 가는 것을 페미니스트들이 방치만 할 건지. 승자독식 게임이 뭐가 재미있느냐, 언젠가 다 죽는 게임인데”

-지금 세대 어머니들의 정체성을 ‘매니저맘’이란 용어로 설명하셨는데.

“외국에도 저 멀리 기숙사에 들어간 아이에게 화상으로 모닝콜을 해주는 등 극성인 엄마들이 있다. 그러나 한국 엄마들의 경우 아이에 대한 개입이 훨씬 깊다.

우리나라에선 ‘입시’라는 게임에 집중돼 있어 엄마의 정보력이 가시적으로 드러난다. 일전 강준만 교수가 ‘아파트 공화국’을 말한 바 있는데, 입시공화국 엄마들이 그 아파트로 돈을 벌고 아이를 명문대에 집어넣는다. 그래서 여성들의 돈은 아파트, 입시 비용, 그리고 병원비 세 군데로 다 흘러들어간다. 같이 즐기고 같이 쉬고 해야 병도 안 나는데, 단기적 목적 달성을 위해 너무 몰입을 해 집중적으로 과로를 하면서 결국 병이 나게 되는 것이다.”

-이 매니저맘과 아이들은 어떤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가.

“의외로 아주 친밀하다 어떤 면에선 ‘엄마’밖에 친구가 없는 아이도 있다. 수업시간에 이 매니저 맘에 대해 담론을 벌였었다. 아이들을 유도해서 해외연수를 보내는 등 별 노력을 다한 결과 글로벌 리더로 뽑히는 등 엄마가 손발이 되어서 시간을 벌어주며 성과를 이루게 하니까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 여기에 엄마의 정보력도 아주 좋아한다. 간혹 주관이 강한 아이들 중엔 ‘엄마가 갑자기 이상해져 입시학원 원장이라도 될까봐 무섭다’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래도 이들 매니저맘과 아이의 관계는 휴화산처럼 불안하기만 하다.

“당장 아이들도 생존이 힘드니까 이를 담보해주는 엄마와 갈등이 없겠지만, 나중에는 모르겠다. 매니저맘이 계속 원조를 유지하면 모를까. 승자독식 시대에 이런 엄마를 지원군으로 가진 아이들은 강남 거주에, 외고 나오고, SKY대에 들어가고 등등 대학 때까지는 승리하는 것 같지만 결국 친구도 없고, 35세가 넘었을 땐 자기 자신을 스스로 꾸릴 수 없는 처지로 떨어질 수도 있다.”

-아이는 그런 것들을 얻는다 치고, 그럼 이 매니저맘들에겐 무엇이 남을지 궁금하다.

“바쁜 아버지, 다른 사회적 네트워크와 의미 있는 일이 없는 가정주부의 구도에서 아이들은 돌봄을 전적으로 맡은 엄마의 분신, 좌절된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아바타 같은 존재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이를 온전하게 키워낸다는 자부심이 엄청 커서 워킹맘 폄하로까지 가는 매니저맘은 자신의 자아정체성을 아이에게 귀속시키면서 산다.”

-요즘 여대생들은 몇몇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나듯이 군대 가는 것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이다. 의외다.

“여기 연세대 여학생들만 하더라도 남학생들이 군대 가는 것을 부러워한다. 군대를 들어 앉아 공부할 때 나오는 생산성과 인간관계 전략을 배우는, 자기계발 현장으로 인식한다. 남자애들은 군대 가면 안정되고, 2년 동안 꾸준히 스펙을 쌓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육군 안 가고 의무소방대나 카투사처럼 공부할 수 있는 곳으로 잘들 골라 들어간다. 그러곤 제대할 때쯤이면 여러 가지를 배워가지고 나온다.”

-단순히 성 평등 의미에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군대를 가는 이점을 그처럼 여러모로 따져보고 있다면, 병역제도가 시대에 맞게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군대보다는 남녀 모두 공익근무를 의무로 하고, 군대는 선택으로 했으면 한다. 전 지구적으로 재난 사회니까 그 인력 중 10%는 지속적으로 외국에 파견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장차 일어날 재난이나 할머니나 아기들 보살피는 거, 이런 돌봄 노동에 인력을 투입시키는 거다. 그래서 ‘돌봄 공익’ ‘토건 공익’ ‘군대 공익’ 이런 식으로 나눠서.”

공동체 삶에서 대안 찾아야 한다

-요즘 청소년들, 과연 그들에게 꿈이 있는지 궁금할 때도 있다.

“재밌는 부분은 아이들 스스로가 자기주도 학습을 했다고 생각한다는 거다. 그런데 ‘꿈이 뭐냐?’ 물으면 서태지 세대처럼 ‘영화감독이오’ 이러지 않는다. ‘그냥 애 낳고 돈 많이 벌고 하는 게 꿈이에요’ 한다. 90년대 일본에선 여자들이 안정된 가정을 꾸리는 게 꿈이었다. 그래서 소위 잘나가는 직업인 의사나 변호사와 결혼하는 게 꿈인 게 부끄럽지 않은 세대가 있었다. 요즘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의식 변화에 15년 차가 나는 셈이다.”

-젊은 세대 한편엔 88만원 세대가 있는가 하면, 또 한편엔 기부를 즐기는 세대가 있다. 이 간극의 현상을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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