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학습 유도해야
학원 증가율 역시 끝없이 치솟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학원 수는 38년 동안 50배로 늘어났다. 1970년 1421개였던 것이 1990년 2만9000개, 2000년 5만8000개로 급증했고, 2008년 7만213개로 최종 집계됐다. 현대경제연구원 측은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사교육비 지출 규모가 가계 지출의 70%까지도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부터 불법으로 사교육을 조장하는 학원과 과외에 대한 강력한 단속을 주문하는 내용을 골자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수립해 운영 중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른바 ‘학파라치’라 불리는 학원부조리신고센터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국세청은 불법 고액과외 교습자에 대한 세무조사 및 처리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청은 불법 고액과외에 대한 동향 파악과 교육청 단속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공정거래위원회도 학원들의 각종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조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민간 차원에선 일부 교육전문가들이 사교육 경감의 한 방법으로 ‘사교육에 대해 바로 알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교육운동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www.noworry.or.kr)이다.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조남호 스터디코드 대표는 “서울대 3121명의 공통점을 연구한 결과, 학원을 다니지 않고 혼자서만 공부한 것이 아닌 ‘자기가 주도해서’ 주체적으로 학원을 ‘이용’했다는 것이 발견됐다”며 학원도 맹목적이 아닌 교육 수요자인 학생의 주체적 입장에서 활용될 때 효과가 배가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교육 효과는 없거나 제한적이라는 연구결과들을 제시한 김성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사교육을 받는 학생과 받지 않는 학생을 단순 비교했을 때는 사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당장은 성적이 높게 나오는 것 같지만, 성적과 관련된 다양한 변인들을 정밀하게 통제하고 심층적 연구를 진행했을 때는 사교육의 영향력이 감소하거나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가장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대안은 개인교습비나 학원비보다 50% 이상 크게 저렴한 학습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학습지 활용을 통한 주도적 학습은 주입식 교육을 최소화하고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길러준다는 특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없애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 등을 활용해 흥미를 유발하는 방법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 ‘온라인 학습지 교육’이 각광받고 있다. 오프라인 학습지에 비해 교육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물론 여기엔 학습지의 질이 다각도로 평가돼 인정받은, 공신력이 있는 교육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관건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최근엔 몇몇 학교 사례에서도 보듯이 학교에서 학부모 사교육 수요가 높은 과목과 분야를 골라 가르치는 것도 효과적인 사교육비 경감방법으로 꼽히고 있다. 예를 들어 서울여중은 ▲세분화된 수준별 수업 실시 ▲‘알파반’(상위 10% 대상)과 ‘프라임반’(상위 20% 대상) 개설 ▲단과반, 멘토링, 공부방, 토요주말반 등 100여 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개설 등을 통해 사교육비를 37% 줄이는 성과를 얻었다. 그 결과 지난해 지정된 ‘사교육 없는 학교’ 중 사교육을 가장 많이 줄인 학교로 꼽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