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도쿄 랑데뷰’
영화 ‘도쿄 랑데뷰’
  • 박윤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1.29 10:11
  • 수정 2010-01-29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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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세대 교감으로 깨닫는 삶의 희망
신인 여감독의 삶 성찰…배우들 연기력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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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남긴 은행 빚 때문에 매달 월급을 압류당하는 현실이 괴로운 노가미(니시지마 히데토시)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은행 빚을 갚기 위해 할아버지의 땅을 팔고자 하지만 할아버지는 이를 거부한다. 부인과 사별한 뒤 자신을 뒷바라지 하고 있는 후지코(가가와 교코)의 오래된 아파트가 있기 때문. 노가미의 동료였던 미사기(가세 료)는 회사 이익을 위해 거래처에 상처 주는 일을 견디지 못해 노가미와 함께 사표를 쓴다. 한편 답답한 현실을 도피하고자 맞선을 보게 된 프리랜서 푸드코디네이터 료코는 그곳에서 노가미를 만나게 된다.

후지코가 운영하는 주점에서 마주치게 된 세 젊은이. 남들이 다 가는 안정된 길에서 비켜나 삶의 방향타를 잃은 이들이 도쿄의 낡은 아파트로 모여들면서 영화 ‘도쿄 랑데뷰’(사진)는 시작된다.

현대사회의 잣대로 봤을 때 결코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없는 그들은 서로가 불편하기만 하다. 그러나 어느 날 료코가 자신의 방 벽장에서 “바라는 것이 이루어집니다”라는 글이 쓰인 옆방 201호로 통하는 작은 구멍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다가 태풍으로 인해 창문이 떨어져 나간 201호에 들어가게 된 그들은 이 방에 담긴 할아버지와 후지코의 오랜 비밀을 발견한다. 이를 계기로 할아버지 세대와 교감을 갖게 된 젊은이들은 삶의 의미를 깨닫고 미래를 살아갈 희망을 얻게 된다.

영화 ‘도쿄 랑데부’에는 극적인 스토리도 긴장감도 없다. 배경음악을 극도로 절제한 채 인물들의 대사가 느리고 조용하게 오가며 따뜻한 옐로 톤의 화면이 조금은 지루할 정도로 잔잔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갓 서른이 된 신인 여성 작가와 여성 감독이 의기투합해 만들어낸 이 데뷔작에는 사람과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다. 영화는 담백하지만 소소한 웃음과 가슴이 뭉클해지는 작은 감동이 있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신구세대 연기파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이 영화를 돋보이게 한다.

영화의 원제는 ‘동남쪽 모퉁이 집 2층의 여자’. 일본에서 동남쪽 2층 방은 햇볕이 가장 따뜻하게 드는 곳을 뜻한다고 한다. 이 제목에 영화의 비밀이 숨어있다.

계속되는 1000만 관객 영화의 탄생으로 극장가는 이미 대작들이 점령한 상황에서 관객들은 영화에 대한 선택권을 잃어버렸다. 작지만 따뜻한 영화에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도쿄 랑데뷰’는 스폰지하우스 광화문에서 단관 개봉된다. 감독 이케다 지히로, 주연 니시지마 히데토시·가세 료, 전체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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