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와 한국의 육아법
키르기스와 한국의 육아법
  • 아지백코바 굴바르친 / 드림 인 코리아 명예기자
  • 승인 2010.01.29 09:56
  • 수정 2010-01-29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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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자국만의 독특한 육아법이 있기 마련이다. 키르기스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40일까지 외출을 삼가야 한다. 덕분에 산모도 40일 동안 싱거운 횐 쌀죽과 닭고기 수프를 먹으면서 몸조리를 한다. 산모가 건강상 문제가 있지 않는 한 거의 모유 수유를 해서 키운다.

아이가 2~3개월 지나서부터는 2~3세까지 꼭 베쉬크(키르기스의 전통 흔들침대·사진)에서 자야 한다. 베쉬크의 생김새는 일반 흔들침대와 많이 다르다. 아이가 자는 동안 편하게 대소변을 볼 수 있게끔 침대에 구멍을 파서 용기를 설치한다. 거기에 맞춰 베쉬크용 이불 등 덮개를 따로 만든다. 외국인들은 이해가 안 갈 수도 있지만, 베쉬크에는 옆에 보호막이나 난간이 없어서 아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자는 동안 손발을 묶고 이불을 덮어준다. 아이가 불쌍하게 보이지만 어릴 때부터 참을성과 인내심을 키워주려고 하는 키르기스인들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전통 법에 따라 베쉬크는 아무나 선물하거나 사줄 수 없다. 오직 신부의 친정어머니가 직접 사서 푸짐한 음식과 선물을 준비해 사돈집에서 동네 사람들과 함께 잔치를 하고 베쉬크를 선물한다. 사돈집에서는 양을 잡고 대접을 하는데, 이 의식을 ‘베쉬크 토이’라고 한다.

아이가 한 살이 될 즈음 걷기 시작 전에 ‘투셔어 케쉬위’(묶인 것을 잘라낸다)라는 의식이 치러진다. 동네 사람들과 가까운 친지들이 모여서 음식도 만들고 아이 부모님은 푸짐한 상품을 준비한다. 그리고 달리기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해서 서 있는 상태에서 아이의 양 발을 실로 묶는다. 어른과 어린이들이 따로 팀 구성을 해 달리기를 하고, 각 팀에서 1등으로 오는 사람이 아이 발에 묶인 실을 가위로 잘라준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이 의식을 안 치러주면 아이가 걸을 때 늦게 걷고 자꾸 넘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둘째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안 좋은 일이 발을 묶는 일 없이 인생이 잘 풀리라는 의도가 담겨 있다. 의식이 끝난 후에 오는 순서대로 상품을 나눠주고 같이 맛있는 것을 먹고 아이를 축복해 준다.

키르기스스탄은 오래 전부터 유목민 생활을 했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잦은 전쟁을 벌여야 했고, 그 이유로 남자아이를 원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키르기스에서는 여성들이 집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필요시에 왕 역할도 했었고, 군인으로 전쟁에 출전하기도 했다.

키르기스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어른을 돕고 일하고 살아가는 법을 한국 아이들보다 일찍 배운다.

한국에서는 너무 어릴 때부터 아이의 의지와 상관없이 공부를 많이 시키는 것 같다. 물론 많이 배우는 것은 좋지만 조기 유학까지 보내는 부모들을 보면 아이가 너무 불쌍하고 부모님들이 무섭다는 생각이 든다. 무조건 경쟁하지 말고 아이에게 기회를 주고, 원하는 것을 하게 하면서 키우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한국 현실로서는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키르기스에서도 부모님이 뒷바라지해 주는 것은 비슷하지만 일찍 독립을 시킨다. 18세가 넘으면 혼자서도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다. 오히려 그때부터는 부모님을 도와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물론 대학 학비 내는 것을 부모님이 도와주지만 못하는 경우에는 스스로 학비나 생활비를  벌어가면서 사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30세가 되어도 부모님이 결정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는데 키르기스에서는 조금 이해가 안 가는 광경이다.

키르기스에는 한국처럼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 떠나면 부모가 혼자 사는 경우가 거의 없다. 키르기스에서는 막내아들이 모시고 살아야 한다. 그러나 막내가 어른이 되고 결혼할 때까지 형들이 임시로 모시고 산다.

두 나라의 육아법을 비교하면서키르기스 사람들한테 하고 싶은 말은 “아이를 아이답게 키워라”이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공부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주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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