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후 등록금 상환제’ 법안 통과
‘취업 후 등록금 상환제’ 법안 통과
  • 김유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1.22 11:42
  • 수정 2010-01-22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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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환영"…개·보수할 데 많다
박현미(50·가명)씨 부부는 세 자녀 등록금 대기가 버겁다. 셋 모두 매학기 학자금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다. 첫째의 원리금 납부가 시작되고 두 살, 다섯 살 터울인 동생들의 대출금 거치 이자를 납부할 때엔 최고 25만원을 지출했다. 서울서 생활하는 첫째의 월세와 맞먹는 금액이다. 둘째는 지방 국립대에 다녀 등록금이 첫째에 비해 싸지만 그것도 부담이다. 오는 3월 제대하는 막내는 복학을 서두르고 있다. 뒤늦게 공부에 재미를 붙인 막내라 한 학기 휴학을 권하고 싶지만 말이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박씨이기에 얼마 전 ‘취업 후 등록금 상환제’ 시행 뉴스에 귀가 솔깃했다. 등록금 걱정을 덜고 막내가 취직한 후 자신의 등록금을 갚을 수 있을까 내심 기대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 18일 본회의를 열어 취업 후 등록금 상환제와 등록금 상한제 관련 법 3건(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한국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영국과 미국계 국가에서 시행중인 취업 후 상환제는 수업료와 생활비 일부를 대출해주는 방식으로 무상 장학금과 함께 운영한다<표참조>. 호주와 미국은 우리와 같이 최장 25년까지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고 뉴질랜드는 평균 10.3년 동안 상환한다. 영국은 상환기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이번에 국회를 통과한 취업 후 상환제는 4년 동안 학비와 생활비 일부를 대출 받고 일정 소득 발생 시점부터 원금과 복리(현 5.8%)이자로 최장 25년 이내에 갚는 방식이다. 취업 후 상환 대출은 지난해 2학기를 기준으로 연간 4839만원 이하 가정의 B학점 이상인 대학생이 신청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400만원을 기준으로 4년제 대학생이 3200만원을 대출받을 경우, 연봉 1900만원을 받는 사회 초년생은 25년 동안 9705만원을 갚아야 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발표했다. 초임이 2500만원인 경우에는 16년 동안 6884만원을 갚아야 한다.

이에 대해 야3당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국회의원과 시민사회단체는 “일단 환영”이라는 분위기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은 모습이다. 18일 본회의에서 관련법이 통과된 후 이종걸 민주당 의원(교과위 위원장)은 “시행령 작성 시 의무복무라는 점을 감안해 군복무 시 이자를 면제하는 방안과 이자율을 복리에서 단리로 바꿀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국등록금네트워크의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 팀장은 “기존 장학금을 유지한 채로 등록금 심의위, 인상률 상한제 등을 명시한 법을 통과시킨 것은 획기적인 일”이라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안 팀장은 “평균 C학점에서 B학점으로 성적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내신과 수능 6등급 이상 신입생만 대상으로 한 것은 재학생 15만 명과 일부 신입생을 혜택에서 제외한 것”이라며 “문제점 개선 활동을 집중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근본적인 등록금 인하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취업 후 등록금 상환 대출이 시작된 지난 15일부터 다음 아고라에는 “학자금 대출은 당장 돈이 필요한 학생에게 필요한 제도지만 대학 학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진 못 한다”며 근본적인 대책으로 등록금을 감면하라고 주장했다. 이 캠페인에는 발의 나흘째인 18일 현재 네티즌 420명이 서명했다.

국회는 등록금 상환제와 함께 각 대학의 등록금 인상률을 직전 3년 동안 평균 소비자 물가상승률의 1.5배를 넘지 못하도록 한 등록금 상한제도 함께 통과시켰다. 이를 어길 경우 교과부는 해당 대학에 행정·재정적 불이익을 줄 수 있다. 또한 대학 내에 등록금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하도록 해 교직원뿐 아니라 학생, 관련 전문가가 함께 등록금 책정을 논의하도록 했다.

한편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장학재단은 신입생을 대상으로 일반학자금 대출과 함께 취업 후 상환 대출에 대해 지난 15일부터(28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재학생은 오는 25일부터 3월 31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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