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 여성신년인사회 유일한 남성 기업 대표로 참석해 눈길
KT는 지난해 11월 여성부와 ‘여성친화 기업문화 확산 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은 조직 내 여성친화 문화를 정착시키고, 직원들의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기업의 의지를 표명하는 행사다.
KT도 이 협약을 계기로 여성관리자의 비율을 여사원 비율까지 점진적으로 증가시키기로 했다. 이를 위해 KT는 팀장급 이상 관리자 중심의 여성리더십 양성 프로그램을 일반 여사원까지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KT는 협약식 이전부터 기업 내 여성친화 문화가 잘 정착된 대표적인 여성친화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석채 회장 취임 이후 전무급 여성 임원 2명을 외부에서 영입하고 상무보 2명을 내부 승진시키는 등 여성 관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취약한 여성 중간관리자층을 육성하기 위해 여성 리더십 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한 바 있다. 특히 모든 사업부의 핵심 참모를 여성으로 교체한 점이 화제를 모았다.
개인고객 부문 전략본부장에는 양현미 전 신한은행 마케팅전략본부장을, 홈고객 부문 전략본부장에는 송영희 전 LG생활건강 마케팅 부문 임원을 새로 영입했으며 기업고객 부문 전략본부장에도 이영희 전 남부법인사업단장을 임명했다. KT의 남성 중심의 권위주의적인 딱딱한 기업문화를 여성 임원을 통해 부드럽고 고객 지향적으로 바꾸겠다는 이 회장의 여성친화적 경영 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최근에는 신입사원의 30%가 여성인 것을 감안해 여성인력이 본인의 특성을 살리고 역량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사내 공모방식의 직무배치 제도(Talent Market)를 활용해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또한 배우자 출산휴가제, 불임휴직제, 산전 후 휴가 유급일수 확대 등 모성보호제도와 출산축하금 및 유아교육보조비 지급, 직장보육시설 운영 등 자녀양육제도를 적극 시행하고 있다.
KT는 남녀 직원들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7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직장보육시설은 2010년 상반기까지 수도권 지역에 1곳을 추가 설치하고 기존시설 중 1곳은 확장·리모델링을 추진하기로 하는 등 기업 차원의 출산장려제도를 시행해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 저출산에 대응하고 있다.
아울러 육아휴직 기간 중에도 e러닝 과정을 이수해 휴직종료 후에도 자연스럽게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향후 과정 수 확대는 물론 육아휴직 사원에게 보수의 일부를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근에는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쿡 미즈’(QOOK Miz) 제도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쿡 미즈는 여성 IT 엔지니어로 기존의 남성 중심으로 수행되었던 개통, 애프터 서비스 등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통해 IT 전문기술을 습득, 여성가구 및 노약자 가구를 방문해 서비스하는 제도다.
이밖에도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여성벤처협회와 간담회를 가졌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IT분야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여성인력이 더욱 필요한 곳이다. KT는 한국의 창조적인 여성 인력이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하며 여성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T의 여성친화 정책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앞으로도 여성부와 함께 유연한 근로형태(퍼플잡 직종) 개발 및 도입에 대해서도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이하나 기자 lhn21@wome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