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보스턴 총영사 지낸 지영선, ‘링컨 타운카를 타고 보스턴을 달린다’ 출간
미 보스턴 총영사 지낸 지영선, ‘링컨 타운카를 타고 보스턴을 달린다’ 출간
  • 김남희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10.01.22 10:46
  • 수정 2010-01-22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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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도전, 망설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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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최초로 미국 보스턴 총영사를 지낸 지영선(61·사진)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2년 여의 외교관 경험을 담은 책 ‘링컨 타운카를 타고 보스턴을 달린다’(이매진)를 펴냈다.

중앙일보, 한국일보, 동아일보, 한겨레신문 등 유수 언론사에서 33년간 ‘기자’로 살아온 “융통성 없는” 독신여성 지영선씨는 2006년 갑자기 외교관으로서의 제2의 인생을 선택하고 화려한 파티걸로 거듭난다.

책에는 새로운 도전을 꿈꾸는 사람들과 나누고픈 그녀의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다.

변화 앞에 망설이는 사람들…“오늘, 우리 생애 가장 젊은 날”

처음 선배에게서 직업 외교관이 아닌 사람을 대통령이 직접 발탁하는 ‘특임 공관장’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조언을 받았을 때, 그녀도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30여 년간 다른 마음먹지 않고 열심히 기자 노릇을 하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외교관이 되는 것이 실제로 가능할까’라는 망설임은, 곧 그녀에게 묘한 긴장과 흥분을 불러 일으켰다.

“그래 도전해 보는 거야!”

33년간을 기자로 살아온 융통성 없는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외교관으로서의 제2의 인생길을 택했을 때 그녀의 나이 56세였다.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든 그녀에게는, 넘어야 할 몇 개의 산이 있었다. 먼저 임명권자가 그녀를 특임 공관장으로 발탁하게 해야 했고, 외교관이 되기 위해 치르는 영어 시험을 봐야 했다.

그녀는 “컴퓨터 앞에 앉아 영어 시험을 치르던 순간에는 영어실력이 모자라 탈락하는 대망신을 하게 될까 하는 걱정도 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면서도, “언제라도 꿈꾸기를 멈추지 말자. 도전하고자 한다면 너무 늦은 때는 없다. 오늘이 우리가 살아 있는 날들 중 가장 젊은 날이 아닌가”라고 변화 앞에 망설이는 후배들을 격려했다.

일상이 힘든 사람들…“좋아하는 일 ‘휴가’처럼 즐겨야”

“전혀 다른 일에 도전하는 시간들은 제게 마치 ‘휴가’처럼 느껴졌어요”

그녀가 말하는 휴가란 단순히 편안한 ‘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일에 도전함으로써 먼저 일로부터의 자유를 맛보는 순간을 말한다. 실제로 그녀는 보스턴 총영사로서의 2년 3개월의 기간을 휴가라고 부르면서도, 정작 댄스파티에 참여하거나 골프를 치는 등 여유를 즐길 시간은 갖지 못했다.

이는 기자로 일하던 시절의 생활방식이 몸에 밴 탓이기도 하다. 그녀는 매일 새것(news)을 찾아 뛰어 다니고, 정신없이 마감에 쫓기던 당시를 “맹렬하게 달리는데 어디를 향해 가는지 알 수 없는, 레일 위를 질주하는 삶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한다.

그녀가 외교라는 중차대한 일을 하면서도 ‘휴가’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그 질주하는 열차에서 내려와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맹목적으로 눈앞에 닥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고 가치 있다고 느끼는 일에 집중할 수 있었던 순간은 그녀에게 휴식 같은 시간이었다. 그녀는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느끼는 삶, 유리할까 불리할까를 따지기보다 정말 중요한 일인가를 판단하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독신이 힘겨운 사람들…“결혼여부, 선택일뿐 제약 아니다”

 

‘파티걸’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화려하게만 보이는 외교관 생활이지만, 이면의 어려움도 많았다. 독신여성 지영선씨는 대부분 다른 남성 외교관들처럼 ‘내조’를 받을 수 없는 처지였고, 자연히 ‘총영사의 일’과 ‘총영사 부인의 일’ 두 가지로 동분서주해야 했다.

“어머니께 늘 ‘쟤가 일을 안 해서 그렇지 하면 아주 잘해요’란 말을 듣고 커서인지, 관저살림이나 파티에 대한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첫 파티 이후 물에 들어가지 않고 수영을 배울 수는 없다는 것을 절감했죠.”

크리스털 잔이 아닌 유리잔을 쓰고, 정성스럽지만 엉성한 요리를 준비한 첫 관저 파티는 다른 외교가의 기준으로 보기에는 ‘수준 미달’이었다. 당시 파티에 참여했던 한 영사는 요리를 준비한 관저 조리사에게 파티에 대해 지적하고 외교부에서 펴낸 의전에 관한 책을 건네주기도 했다.

그러나 ‘여자라는 게 강점’이라는 그녀의 강변은 근무가 시작되면서 바로 증명됐다. 총영사관의 행정원들과 점심을 함께 하며 그들의 고충을 듣고, 동포 사회의 한인 단체들과 교류하면서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한 것이다. 

독신여성으로서의 삶을 선택한 그녀는 그에 따라 얻는 것이 있다면 잃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디너파티의 경우 대부분 부부동반 모임이니까 매번 파트너를 구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배우자가 있었다면 외국에서의 근무를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았겠죠”라고 말하며, 결혼의 여부가 후배들의 행동에 제약으로 작용하지 않기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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