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학교들 제일 늑장…급식단체들 맹비난

중3 아들 병헌이와 중1 딸 태희를 둔 강승혜(42)씨는 하루에 한 번은 웃고 한 번은 운다. 서울 금천구에 있는 가산중학교가 2008년 직영급식으로 전환한 후 병헌이가 점심을 꼬박꼬박 챙겨먹고 있기 때문이다. 위탁급식 때엔 ‘X밥’이라고 급식을 거부해 병헌이에게 6개월 동안 도시락을 싸줬던 승혜씨다.

승혜씨가 우는 것은 위탁급식을 하는 태희네 학교 학부모를 만날 때다. 식재료 품질과 조리 과정 참관 등 급식 상태를 점검하는 학부모 급식검수단을 만나면 매번 위탁급식 업체와 싸울 뻔했다는 이야기뿐이기 때문이다. 시들시들한 식재료가 문제다.

병헌이네 학교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가산중 학부모로 이뤄진 급식검수단은 두 팀으로 나뉘어 식재료가 도착하는 아침 7시30분과 조리 과정·시식을 검수하는 오전 11시께 학교로 찾아가지만 잡음이 인 적이 없다.

승혜씨는 “직영급식이라 이윤을 남길 필요가 없으니까 확실히 재료가 싱싱해 부모들도 웃고 돌아온다”며 “고기도 국내산을 쓰도록 하는 등 우리 농산물 사용 비율이 높아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승혜씨는  19일 모든 학교가 직영급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기사를 보고 태희네 학교에 전화를 걸었지만 웃을 수 없었다. 직영급식 전환 계획이 없다는 대답을 들었기 때문이다.

태희네 학교처럼 위탁급식 학교는  19일까지 직영급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2006년 학교를 중심으로 2872명의 식중독 환자를 냈던 이른바 ‘급식대란’ 이후 국회가 학교급식법을 개정해 내놓았기 때문이다.

급식을 실시하는 전국 1만1225개 초·중·고 중에서 2009년 4월 1일 현재 직영으로 전환한 학교는 1만133개교(90.3%). 이중 직영 전환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이 서울로,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보면 1259개교 중 506개교(40.1%)가 위탁급식을 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8일 학교급식위원회를 열고 직영 미전환 학교 가운데 ‘1일2식 이상 제공 학교로서 석식 인원이 중식인원 수 대비 20% 내외인 학교’는 2011년 2월 28일까지 위탁급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앞서 이기봉 서울시국공립중학교장회 회장(봉은중 교장)은 “(서울시교육청에) 직영전환 시기를 작성·제출한 학교가 많으면 위탁급식 추진을 위한 급식 관련 법령 개정을 희망(요구)하는 우리 교장단의 주장이 힘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위탁급식을 희망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서울시국공립중학교장에게 보냈다. 

이에 대해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국민운동본부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서울시교육청이 급식위원회라는 방패막이 기구를 앞세워 직영급식 전환 미이행 학교장의 불법행위에 무더기로 면죄부를 발부했다”며 위탁급식 허용 사유는 타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직영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일 학교장과 교육청을 형사고발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배옥병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대표는 이기봉 회장에 대해 “전국 국공립 중학교회장 선거에서 위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건 이 회장이 법에 반하는 공약을 추진 중”이라며 “이는 국가공무원법의 직무이행명령 거부, 성실의무 위반 및 집행행위 금지조항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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