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 수상자들
2010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 수상자들
  • 특별취재팀, 사진=정대웅 기자
  • 승인 2016.05.08 15:35
  • 수정 2016-05-0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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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희망’이 되고 싶다

여성신문이 선정한 2009년 제8회‘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이하 미지상)’ 수상자 8명이 선정됐다. 미지상은 이미 성공한 리더보다는 잠재적 성장이 한층 기대되는 차세대 여성들을 선정해 격려하는 국내 유일의 상이다. 여성정책, NGO, 문화, 기업 등 사회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인물 중에서 선정하는 미지상 수상자들 중 올해엔 특히 영화와 문학, 방송 등 문화계에서 3명이나 선정돼 문화계 전반에 걸친 여성 파워를 실감하게 했다. 인터뷰를 통해 수상자 8명의 면면을 들여다본다.

고선주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장·전국다문화가족사업지원단장

“평범한 사람들이 조금씩 바꾸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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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상복 터진 날이에요. 일하면서 상 받을 일이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상을 주시니 너무 감사하고 기뻐요.”

고선주(44) 센터장은 여성신문의 미지상 수상과 함께 법무부의 국무총리 표창을 한꺼번에 받은 날이라고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크리스마스트리 장식과 함께 밝고 따뜻한 느낌의 사무실 한가운데서 기자를 맞아준 고선주 센터장은 시종 유쾌하게 수상 소감을 이어갔다.

“미지상은 미래잖아요. 저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보고 상을 주시는 게 아니라, 제가 가진 가능성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기쁘면서도 부담스럽죠. 정말 미래를 이끌어갈 지도자가 되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와 전국다문화가족사업지원단은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위탁받아 가족정책 및 다문화가족정책의 전달체계로서 전국 시·도 및 시·군·구에 센터를 설치 운영하여 지원하고 있다.

두 기관의 기관장을 겸임하고 있는 그는 젊은 기관장으로서 조직과 일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말하며, 특히 함께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사랑을 드러냈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다른 가족들을 좀 더 행복하게 하는 것이 이곳의 일이다 보니 직원들이 보람과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답니다.”

지난 12월 31일엔 종무식과 함께 팀장단 이상이 고생한 직원들을 위해 서프라이즈 파티를 몰래 준비했었다며 즐거워했다. 기관장으로서 그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리더는 같이 가는 사람이에요. 너무 많이 앞서가면 사람들이 포기를 하더라고요. 내가 함께 가야 하는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들 언어로 이야기해야 하고요. 지지와 공감을 받지 못하는 리더는 공허할 뿐이죠. 내가 리더이고 싶으면 리더십뿐만 아니라 내가 그 사람들에게 어떤 팰로가 될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하겠죠.”

고선주 센터장은 건강가정지원센터와 다문화가족사업에서 ‘여성’이라는 키워드를 놓칠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여성과 함께 가족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은 절대로 똑똑한 소수로 인해 변하지 않더라고요. 평범한 사람들이 조금씩 바꾸는 게 세상을 바꾸는 거죠.”

주요약력

서울대학교 가족학 박사

서울여성가족재단 정책개발실 책임연구원

가족상담교육연구소 책임연구원

현 중앙건강가정지원센터장, 전국다문화가족사업지원단장



김현아 작가 겸 문화운동가

길에서 인생 배우는 ‘로드 스꼴라’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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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리더십을 가지게 될까를 여전히 고민하는 단계에 있지만 이 상을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작가, 운동가, 교사로 항상 ‘세 가지 일을 동시에 해왔던’ 김현아(42)씨는 현재 이 세 가지 직업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뒤섞인” 여행학교 ‘로드 스꼴라’의 대표 교사다.

1993년 전태일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그는 ‘업보’라고 여기는 글쓰기를 통해 지금까지 모두 7권의 책을 펴냈다. ‘운동가’는 1980년대 학번인 그가 “혼자만 행복할 수 없어 본의 아니게 조직을 만들고 활동을 하다 보니” 갖게 된 업이라고 했다.

“20대 중후반부터 여행을 많이 다니면서 행복했어요. 그러던 중 많은 물음을 갖게 했던 아프리카 여행의 마지막 지점에서 ‘나 혼자만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했어요.” 이런 그의 고민은 이주노동자, 장애인, 일본군위안부 할머니 등 우리 사회 소수자들의 인권문제 및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문제를 알리고 다양한 인권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나와 우리’라는 시민단체 설립으로 결실을 맺었다. 그리고 이 단체의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하던 2002년, 베트남전쟁 중 민간인 학살의 진실을 알린 ‘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책갈피)을 출간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 베트남전쟁과 한국전쟁을 겪은 여성들의 다른 기억을 살려낸 ‘전쟁과 여성’(여름언덕), 남다른 삶을 살다 간 여성들의 삶과 성취를 여성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그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호미) 등을 집필하며 ‘세상의 기억’에서 배제됐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풀어냈다.

매주 한 번씩 ‘하자센터’(서울시립청소년직업체험센터)에서 청소년들에게 창의적 글쓰기를 가르치던 그는 올해부터 직접 여행을 기획하고, 현지인과 소통하는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배워가는 ‘로드 스꼴라’의 탈학교 청소년들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인생은 행복하지만은 않다. 불안하고 위험한 것이기도 하다. 너만 불안하고 너만 힘든 것도 아니니 너처럼 불안하고 힘든 사람들과 연대해 같이 견뎌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걸 가르쳐주고 싶어요.”

주요약력

1993년 전태일문학상 시 부문 수상

1999~2002년 문화네트워크 나와우리 공동대표 현 ‘나와우리’ 고문 겸 여행학교 ‘로드스꼴라’ 대표교사

저서:‘전쟁의 기억 기억의 전쟁’(2002), ‘전쟁과 여성’(2004), ‘박영숙을 만나다’(2008), ‘그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2008), ‘아픔을 딛고 미래로 향하는 나라 베트남 이야기’(2009)



박찬옥 영화감독

“영화제작에 남녀 구분은 무의미”

 

2009 부산국제영화제 최고 화제작 ‘파주’의 감독 박찬옥(42)은 변영주·임순례 감독과 함께 한국 영화의 한 축을 지탱해 줄 여성 감독으로 꼽힌다.

올해 국내 극장가에서 대규모로 상영한 상업영화 50편 중 여성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은 5편 남짓. 여성에게 유난히 높은 진입장벽이 있는 영화계에서 박찬옥은 여성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해 여성의 권익과 자부심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  ‘제8회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수상자에 선정됐다. 신문에 실릴 사진을 찍어야 하니 웃어달란 요청에도 굳은 표정을 떨치지 못한다. 인터뷰 내내 자분자분 필요한 말 이상은 하지 않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 목소리에 더 집중하고 귀 기울이게 한다. 이렇게 끊일 듯 이어지고, 작지만 강한 그의 목소리는 그의 영화와 닮아 있다.

형부와 처제 사이인 남녀를 둘러싼 격렬한 드라마를 그린 ‘파주’는 흥행몰이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평론가들과 영화를 접한 관객들에게는 최고의 평가를 얻었다. 실제로 이 영화는 ‘2009년 평론가가 뽑은 비운의 걸작’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 영화로 박 감독은 2009년 여성 영화인 축제에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영화진흥기고(넷팩)상을 받았다.

미국의 영화전문지 할리우드리포터는 ‘파주’에 대해 “한국 주류 영화에서 여성들의 캐릭터가 이처럼 세밀하고 정확하게 그려진 적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정작 박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자신이 여성이라는 점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박 감독은 “여성계에서 여성 감독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내게 지워진 책임에 대해 너무 의식하면 자칫 영화를 망칠수도 있다”고 말한다.

“사람 대 사람으로서의 자연스러운 관계맺음이 중요하지, 영화를 제작함에 있어 남녀의 구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박 감독의 이런 ‘성역할에 대한 무의식’이 오히려 그녀로 하여금 아무런 선입견 없이 여성의 현실을 영화에 담아내게 했다. 그가 그려낸 영화 속 여성은 “골 깊고 세상과 평화롭게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고, 영화에서는 감독의 그녀들에 대한 연민과 애정이 드러난다.

그녀가 그려낼 희망찬 여성과 사회를 고대한다. 

주요약력

2002 제7회 부산국제영화제 최우수 아시아 신인작가상(‘질투는 나의 힘’)

2002 제32회 로테르담 영화제 타이거상(‘질투는 나의 힘’)

2003 제24회 청룡영화제 각본상(‘질투는 나의 힘’)

2009 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

2009 여성영화인축제 올해의 여성영화인상



이명숙 대한변협 인권위원장

“여성·아동 전문변호인단 확대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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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한테 앞으로 일을 제대로, 더 하라는 뜻으로 과분한 상을 주신 걸로 알고 감사히 받겠습니다.”

이명숙(46) 변호사는 지난해 3월부터 대한변호사협회의 인권이사와 인권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대한변협의 인권이사를 맡은 그는 대한변협 인권위원회에 여성·아동인권소위원회를 처음 만들었다. 여성·아동인권소위원회를 운영하면서 지난 6월에는 전국에 있는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아동·여성 문제에 관한 전문교육 이수 후 전국의 여성, 아동 관련 상담소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하게 하는 전문 변호인단을 구성했다. 이런 그의 여성·아동인권 전문가로서의 활동은 1990년 시작됐다. 수많은 여성단체와 인연을 맺고 무료로 법률 상담을 해준 것도 이때부터다.

“당시엔 여자 변호사가 10명 조금 넘을 정도로 그 수가 적었고 남자 변호사들이 여성·아동 문제에 큰 관심을 갖지 않다보니 여성 변호사인 저에게 여기저기서 자문이나 도움을 요청했어요.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무료 상담을 시작으로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등에서 여성 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무료 법률지원 활동을 하면서 여성단체 쪽 일을 하게 됐고요. 열악한 상황에 있는 여성단체 활동에 저도 보탬이 되고 싶었거든요.”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아동·여성 피해자들의 처지에 같이 분노하고 아파하다 보니 한때 그가 진행한 소송 중 반 이상이 무료 소송이었다.

얼마 전 ‘조두순 사건’의 피해 아동을 돕는 일에도 앞장섰다. ‘조두순 사건 진상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사건 관련 기관들의 사건 처리 및 지원 조치가 적절했는지를 조사해 검찰의 증거 늑장 제출 등 2차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이끌어내며 피해 아동을 물심양면 돕고 있다.

그는 “인권위원장으로서 할 일이 너무 많다”며 남은 임기 동안 좀 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여성·아동 관련 전문 변호인단 조직을 확대해 이들이 필요한 정부기관, 단체들에 연결해주는 네트워크 작업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동 성폭력 피해자 지원의 선봉에 나선 그의 맹활약을 계속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주요약력

1990년~현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 및 자문위원 

2001~ 2008년 여성부 고문변호사

2001~ 현재 경찰청 여성아동범죄대책 자문위원

저서:‘딸들아 일어나라 깨어나라’(1994)



이수형 청강문화산업대학 미래원 원장

“최고는 없다, 최선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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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성호
석촌호수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전망 좋은 사무실은 환하고 따뜻했다. 사무실의 온기만큼이나 온화한 기품으로 기자를 맞아준 이수형 전 청강문화산업대학 학장이자 청강문화산업대학 미래원 원장은 미지상 수상이 과분하다며 겸손함부터 드러냈다. 

“보람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여성신문에서 주시는 상이라 너무 좋죠. 허울 좋은 그런 상이 아니니까요. 앞으로 더욱 인식을 가지고 일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기네요.”

청강문화산업대학이 개교한 1996년부터 13년간 최고 리더로서 학교를 꾸려온 이수형 원장은 특별히 여성지도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한 것은 아니라며 수상의 의미를 여성신문의 격려로 돌렸다. 그러나 청강문화산업대는 개교할 때 여교수의 비율이 70% 가까이 되었으며, 현재도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다른 대학에 비해 여교수 비율이 현저히 높다. 또한 이 원장은 양육 때문에 고민하는 젊은 여교수들을 지원하고 배려하는 등 친여성주의를 실천해왔다. 

개교 당시 2살(아들)과 8살(딸)의 어린아이를 둔 엄마로서 그는 직장과 가정을 완벽하게 분리하지 못했다고 회상하며, 유연성을 가지고 일과 가정을 자연스럽게 융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실천은 그 시절 흔치 않던 일하는 엄마를 둔 딸로서, 또 서른여섯 살의 젊은 여성 학장으로서 세상의 편견에 맞서야 했던 경험이 가져다 준 일상의 철학이었으리라. 

“여성, 서른여섯의 젊은 나이, 오너학장(부친 고 이연호 선생이 창립) 이 세 가지 요소가 플러스가 되는 부분도 있었고,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도 있었어요. 처음에는 내가 여자라서, 어려서 무시하나 그런 생각을 하며 굉장히 방어적이었고 신경을 많이 썼는데, 지나고 보니 우려보다는 긍정적인 면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현재 행정 일선에서 잠시 물러나 청강문화산업대학 미래원 원장으로서 학교의 중장기 계획을 구상중인 그는 내년에 대학을 졸업하는 딸과 더불어 젊은 여성 후배들에게 경직되지 않게 삶을 가볍게 살라고 조언한다. 

“최고는 없어도 최선은 있을 수가 있잖아요. 우리에게 덮어씌워지는 것에 얽매이지 말고, 열심히 살되 경직되지 말고, 유연성을 가지고 몸과 마음을 가볍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주요약력

Univ. of Wisconsin-Madison.

교육행정학전공 (Ph.D) 

전 청강문화산업대학 총장 

대한YWCA연합회 실행위원

현 청강문화산업대학 미래원 원장 

 

진양혜 아나운서 

“모두 공감하는 다양한 문화 제공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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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으로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니까 주신 거겠죠. 정말 영광이지만, 책임감도 많이 느껴요.”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의 주인공 방송인 진양혜(42)씨는 자신의 위치는 당당하게 인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분명하게 지는 여성이다.  

진양혜씨는 1993년 KBS 19기 아나운서로 데뷔했다. ‘도전 지구탐험대’ ‘생방송 전국은 지금’ 등 KBS의 간판 프로그램을 진행하다 2000년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방송인으로서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다.   

“초등학생인 둘째아이의 담임선생님이 전화하셔서 ‘아이의 수업태도가 좋지 않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너무 속상하고 겁났어요.” 입사한 지 1년여 만에 선배이자 유명 아나운서인 손범수씨와 결혼한 진양혜씨. 비교적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고 곧바로 첫 아이를 가져 일과 가정의 두 마리 토끼를 훌륭히 잡아낸 듯 보이던 그녀에게도 육아는 가장 큰 고민거리이자 관심사였다. 

프리랜서를 결심하게 된 이유도 아이의 양육문제가 가장 컸다. 물론 직장 내 성차별 등 기혼 여성으로 느낀 직업적 현실의 벽도 한몫을 했다. 

“내 아이가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니까, 사회가 더 따뜻해졌으면 하는 희망이 생기더군요.” 그렇게 아이를 기르면서 사회를 보는 눈을 기르게 되었고, 기부문화와 온정주의 등 사회의 시스템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실제로 진씨는 2003년부터 한국여성재단의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며, 2004년에는 이 재단에 남편과 함께 ‘진양혜·손범수 기금’을 설치하고 기부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다.

특히 진씨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는 분야는 다문화 가정 문제다.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다른 문화와의 융화가 쉽지 않은 것 같다”는 그녀는 “방송인으로서 단절되고 분절된 사회의 통합에 힘쓰고 싶다”고 다짐했다. 

“너무 조급하게 제 갈 길만 가는 사회에서 완충지대가 되고 소통의 방법이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문화죠.” 이런 그의 소신처럼 실제로 진씨는 프리랜서를 선언하면서부터 유독 문화관련 방송의 MC나 행사의 진행을 많이 맡아 ‘문화통’이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소득·성별·연령에 관계없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를 쉽고 즐겁게 제공하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 믿는 그녀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주요약력

1993년  KBS 19기 공채 아나운서

1997년~ 현재 의료봉사단체 글로벌케어 홍보대사

2000년  프리랜서로 전환

2003년~ 현재 한국여성재단 홍보대사 

차인순 국회여성위원회 입법심의관

“성인지 입법의 확산에 보람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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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수상한 분들 면면을 보니 다들 두드러진 기여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셨던데, 부족한 제게 (이 상을 주시다니), 앞으로 열심히 더 하라는 숙제를 주신 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겸손한 수상소감을 밝혔지만 차인순(46) 입법심의관은 성인지 예산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이 되어있지 않았던 2000년대 초반부터 ‘성인지 예산’을 알리고 제도화하는 데 앞장서온 성인지 예산 전문가로 손꼽힌다.

2001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여성민우회에서 성인지예산정책 분석사업에 참여했으며, 2004년에는 ‘예산을 중심으로 본 지방자치단체 여성정책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이화여대에서 박사논문을 썼다. 2003년부터는 국회 여성위원회 입법심의관으로 일하면서 정부가 2006년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성인지 예산 개념을 도입하고, 2010년 성인지 예산제도를 실시하는 데 한 몫을 했다. 그는 자신의 일을 ‘자부심’보다는 ‘보람’을 느끼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회는 의원 이외는 모두 지원조직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프라이드를 갖기보다는 성인지 입법의 영역을 개척하는 데 기여를 했다는 데서, 또 여성정책에 대한 업무 지원이 여성부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로 확장되는 걸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

자신이 맡은 업무 외에 여성 관련 최신 현안과 이슈도 놓치지 않고 잘 따라잡는다는 주위의 호평을 받고 있는 데 대해 그는 “국회업무는 다양한 목소리, 현장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알고 듣고,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 특성과 본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현장의 소리를 듣는다’는 스스로 정한 기준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다보니 그런 평을 듣는 것 같습니다”라고 그 비결을 귀띔했다. 성인지 정책, 예산 전문가로서 여성계의 미래를 이끌 지도자다운 대답이었다. 

주요약력

이화여대 여성학 박사, 한국여성학회 이사, 한국젠더법학회 이사 

박사논문 외 ‘성인지적 예산의 제도화 필요성과 방안 모색’ ‘법의 중립성과 성인지적 관점’ 등의 논문과 ‘성인지 정책’ 집필



최승옥 기보스틸㈜ 대표이사

철강업계 최초의 여성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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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뜻 깊은 상이라 가슴이 벅차네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승옥 기보스틸㈜ 대표는 전형적인 ‘남성 사업’이라고 여겨지는 철강업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30년간 철강이라는 한 우물만을 판 그는 업계 유일한 여성 CEO로 현재 현대하이스코가 지정한 경인지역 최대의 코일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최 대표를 아는 사람들은 그의 이력과 남성적인 이름만 듣고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의 ‘철(鐵)의 여인’을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실제로 만나본 최 대표는 의외였다. 자그마한 체구에 여성스런 외모와 부드러운 말솜씨를 가졌지만 업무에서는 원칙을 지키고 강한 추진력을 갖춘 ‘외유내강’형의 전형이었던 것. 

최 대표는 “여자 선배 하나 없이 모든 것을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이 어려웠다”면서도 “이로 인해 더욱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었고 여성이라는 메리트와 스스로 해냈다는 뿌듯함이 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영업사원 관행이었던 저녁 접대를 하지 않는 ‘3무(술·도박·춤) 전략’이 오히려 그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을 심어줬다고 전했다.

기보스틸의 올해 예상 매출은 자그마치 2500억원. 하지만 그는 “꿈을 위해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가장 많은 월급을 주고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사회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바로 그의 꿈이다. 윤리경영, 매력경영이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는 평소 생각이 반영된 까닭이다. 

최 대표가 직접 발로 뛰며 일군 현재의 성공은 CEO를 꿈꾸는 여성들에게 좋은 본보기이자 멘토가 되고 있다. 그는 후배들에게 “여성이라는 아름다움을 잃지 말고 남성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끊임없는 노력을 통한 실력으로 승부해야 성공한다”고 조언했다.

주요약력

한국산업기술대 명예 경영학 박사 

현 시흥여성경영인협의회 회장 

수상

조달청 주관 ‘모범 여성기업인’ 표창 수상

제13회 여성경제인의 날 대통령상 수상



역대 미지상 수상자들은



올해로 8회를 맞은 미지상은 지난 2001년 9명의 차세대 여성 리더를 선정한 이래 2009년 1월 7회에 이르기까지 총 63명의 여성 리더들을 발굴해 왔다. 2010년 수상자들까지 합치면 70명을 넘어선다.

역대 수상자들 중엔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박선숙 국회의원, 이인실 통계청장, 산악인 오은선, 조정아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소장, 최인아 제일기획 부사장, 양현아 서울대 법대 교수 등이 포함돼 있다. 

1회부터 7회까지 미지상 수상자들은 다음과 같다. 직책은 수상 당시 직책이며, 괄호 안은 현직이다. 

제1회 (2001년)

■ 권수현 ㅣ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

■ 김혜정 ㅣ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남윤인순 ㅣ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 박선숙 ㅣ 대통령비서실 공보수석비서관(민주당 국회의원) 

■ 박인혜 ㅣ 전 인천여성의전화 회장 (한국여성의전화연합 상임대표)  

■ 박정옥 ㅣ 한국방송공사 프로듀서 

■ 서지현 ㅣ ㈜버추얼텍 대표이사 사장 

■ 심재명 ㅣ MK픽처스 대표이사 사장

■ 조성은 ㅣ 대통령직속 여성특별위원회 정책담당관



제2회 (2002년)

■ 김인숙 ㅣ 러브호텔난립저지대책위 공동대표

■ 김현주 ㅣ 교육방송 프로듀서 

■ 백영애 ㅣ 전교조 여성위원장

■ 안혜경 ㅣ 페미니스트 가수 

■ 양경숙 ㅣ 서울시의원

■ 왕인순 ㅣ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부대표

■ 이인실 ㅣ 한국경제연구원 금융재정연구센터 소장(통계청장) 

■ 정영애 ㅣ 충북여성정책담당관(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정재은  |  영화감독



제3회 (2005년)

■ 김석란 ㅣ 피아니스트 

■ 김영현 ㅣ 방속작가 

■ 김제남 ㅣ 녹색연합 사무처장(녹색연합 정책위원장) 

■ 박현정 ㅣ 삼성화재 상무(삼성화재 전무) 

■ 오은선 ㅣ 산악인 

■ 윤미향 ㅣ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사무총장(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

■ 이명선 ㅣ 서울시늘푸른여성지원센터 소장

■ 정용실 ㅣ KBS 아나운서 

■ 최광기 ㅣ 전문MC(토크컨설팅 대표)

■ 최인아 ㅣ 제일기획 상무(제일기획 부사장)

■ 황윤옥 ㅣ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어린이어깨동무 사무총장)



제4회 (2006년)

■ 강나연 ㅣ 제주도 신흥보건진료소 소장

■ 박영숙 ㅣ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 관장

■ 서영교 ㅣ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 신현옥 ㅣ 여성가족부 정책보좌관(숙명여대 아태여성정보통신원 전문위원)

■ 이미옥 ㅣ 서울대 약학대 교수

■ 인순이 ㅣ 가수

■ 정희진 ㅣ 여성학자

■ 조양민  |  경기도의원

■ 조영숙  |  여성인권중앙지원센터 소장



제5회 (2007년)

■ 김금희 ㅣ머쉬하트 대표 

■ 김미경 ㅣW.Insights 대표 

■ 김홍희 ㅣ서울대 치과대 부교수 

■ 박옥순 ㅣ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추진연대 사무국장 

■ 성기영 ㅣKBS 아나운서

■ 소피아강 ㅣ코리아소사이어티 시니어디렉터(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   

■ 이미경 ㅣ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

■ 이재경 ㅣLG전자 디지털 디스플레이 AT그룹 그룹장 

■ 전미례 ㅣ용인대 무용학과 겸임교수(서울전미례재즈무용단 대표) 

■ 조정아 ㅣ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 소장 



제6회 (2008년)

■ 김금옥 ㅣ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 김윤덕 ㅣ조선일보 기자

■ 김정옥 ㅣ서울중앙지검 과장(서울중앙지검 서기관)

■ 공선옥 ㅣ작가 

■ 오정미 ㅣ서울대 약학대 교수

■ 조희진 ㅣ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의정부지방검찰청 차장검사) 

■ 최계희 ㅣ㈜알코 대표이사 

■ 최혜경 ㅣ㈔남북어린이어깨동무 사무국장



제7회 (2009년)

■ 김현경 ㅣMBC 북한전문 기자

■ 김희옥 ㅣ서울시대안교육센터 부센터장

■ 백연아 ㅣ다큐멘터리 감독

■ 양현아 ㅣ서울대 법대 교수

■ 원민경 ㅣ변호사, 민변 여성인권위원장

■ 이공주복 ㅣ전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장, 이화여대 물리학과 교수

■ 이  람 ㅣNHN 소셜서비스기획 그룹장(NHN 이사)

■ 이미영 ㅣ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 대표

■ 최경숙 ㅣ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 최정은 ㅣ여성성공센터 ‘W-ing’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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