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지도자 72명 성명 발표…‘한명숙 흠집 내기’로 규정

한명숙 전 총리가 구속 중인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5만 달러를 받았다는 때 아닌 금품수수설에 휩싸이자 여성계 지도자 72인이 즉각 성명서를 발표해 반박에 나섰다.

여성계는 지난 4일 ‘대한통운 곽 전 사장 ‘한명숙 전 총리에 수 만 불’ 제목의 조선일보 보도가 나간 직후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춘 여성리더십의 상징인 한명숙 전 총리가 5000만 원 정도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조선일보와 그 외 언론들의 따라 쓰기 식 보도에 경악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조선일보와 검찰이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한 전 총리에 대해 흠집을 내고자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일각의 문제 제기가 사실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란다. 세종시 백지화 문제, 4대강 죽이기 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의 일방적 추진으로 인한 여론 악화 및 골프장 게이트, 한상률 게이트 등 권력비리를 희석시키려는 국면전환용으로 한 전 총리를 표적수사하는 것은 더욱 아니길 바란다”며 “언론을 동원한 정치공작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검찰이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흘림으로써 실정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무책임한 ‘~카더라’식 보도를 한 조선일보는 여성 지도자에 대한 명예훼손을 자행하고 있다”며 “여성정치인 죽이기를 중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무엇보다 이들은 한명숙 전 총리는 “최초의 여성총리, 부드럽고 따뜻한 리더십, 깨끗하고 도덕적인 여성지도자”라며 “가부장적인 한국의 정치풍토에서 어렵게 형성된 여성리더십을 정치적 이해관계와 탐욕으로 희생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서에는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 장하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 김방림 한국여성정치연맹 총재, 조화순 목사,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정현백 시민평화포럼 대표, 박주현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소장, 양현아 서울대 교수, 진선미 변호사, 임순례 영화감독 등 각계각층을 망라한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10일 현재 여성계는 독자적으로 “한명숙 흠집내기”에 대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선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9일 오전, 여성계를 제외한 야 4당 및 언론, 학계, 예술, 문화, 시민사회, 종교 등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공동 비상대책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공대위는 향후 검찰의 허위 피의사실 유출과 조선일보의 허위보도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과 함께 공작정치 규탄과 검찰개혁을 전면에 내세워 15일 서울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자고 결의했다.

이번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한명숙 전 총리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단돈 1원도 받은 적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검찰이 지난 9일 한 전 총리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나 그는 검찰 수사의 적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문제 삼아 소환에 불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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