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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사법시험 수석 합격의 주인공 정진아씨(27)는 독특한 이력으

로 눈길을 끈다. 비법대 출신이 수석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그는 대

학을 두번 다녔다. 처음에는 졸업후 취업을 생각하니 유리할 것 같

기도 하고 무엇보다 남녀차별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경찰대학을

진학했다. 위로 언니 한명과 아래로 여동생 두명을 둔 딸부잣집 둘

째딸 로 어려서부터 여성문제에 관심이 많았다는 그는 차별없는 직

업으로 경찰을 희망했단다. 하지만 학교를 다니다 보니 현실은 상당

히 다르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2년 동안의 예비 경찰 수업을 접어두

고 사회학을 선택했다. 가장 일반적인 학문으로 오랫동안 공부를 하

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공부를 계속하고 싶었지만 집안에 부담이 되는 것 같아 고민 끝에

다시 취업쪽으로 마음을 돌리면서 부전공으로 법학을 택했던 것이

사법시험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됐다. 단지 취직에 보탬이 될 것

같아 선택했던 법학 과목이 적성에 맞았다는 것이다. 대학시절에는

사회대 여학우 자치회와 학회 활동도 열심히 했다고 귀띔.

정진아씨는 앞으로 되고 싶은 법조인 상을 “친절하고 겸손한 사

람”이라고 말한다. “너무 평범한 것 같죠?” 되물으며 웃는 그는

국제감각이 있고 아는 것도 많으면 좋겠지만 겸손한 법조인이 제일

멋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앞으로 기회가 있으면 꼭 여성운동을 해보

고 싶다고 소신을 밝히는 모습이 더없이 씩씩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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