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종류의 폭력이 없는 세상, 바로 지금부터"
학자이자 실천가, 12개국 250여명의 여성 평화 운동가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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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단순히 전쟁이 없는 세상이 아니라 군사주의와 빈곤,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 등 모든 종류의 폭력을 없애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각자 서있는 위치에서 출발해 서로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비폭력 세상이 되었으면 해요.” 

런던시티대학 사회학과 방문교수인 신시아 코번(Cynthia Cockburn,75)이 (사)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부설 여성평화연구원(원장 김엘리)주최 강연회 ‘여성들의 반전활동:국가를 넘어선 운동’와 연구조사를 위해 방한했다.

여성 평화운동 국제네트워크 ‘위민인블랙(Women in Black)’의 활동가이기도 한 그의 이력이 참 흥미롭다. 18살부터 7년간 타이피스트로 일했고, 25살부터는 프리랜서 기자로 여성교도관을 취재하기도 했다. 늦은 나이에 학문을 시작해 노동조합과 조직 내 변혁문제를 연구하다가 여성들의 평화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예순이 된 지난 15년 전부터는 세르비아,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등 12개국 250여명에 이르는 세계 각지의 여성 평화 운동가들을 직접 만났다. 그간의 연구를 모아 전쟁과 폭력에 도전하는 여성반전평화운동서 ‘여성, 총 앞에 서다’(삼인)를 펴냈다.

 

“스페인의 한 평화운동 단체는 3개월마다 회원들이 만나 주말을 보내며 잡지를 만들고 회의를 합니다. 여성들이 이 회의에 아이들을 데려오겠다고 했을 때, 남성 회원들이 ‘아이들이 있는데 어떻게 중대한 회의를 할 수 있냐’며 반대했지만, 결국 목적에 이르는 수단과 과정을 중시한 여성들이 남성회원들과 아이를 돌보며 함께 평화운동 잡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수단’이 ‘결과’와 모순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평화운동 단체에 서로 돌보고 애정이 넘치는 관계, 민주적이며 위계가 없는 ‘혁신적인 문화’가 많다는 그는 도대체 왜 전쟁이 어떻게 발생하는가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주류 이론에서는 석유라던지 자본주의 혹은 민족주의, 인종주의 때문이라 하지만, 전 무엇보다 가부장적인 남성권력과 사회시스템이 문제라고 봅니다. ”

 

그는 총과 핵무기를 소유하는 것이 남성우월적 태도를 부추긴다고 덧붙인다.

“민족주의, 군사주의, 가부장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모두 명백히 남자다운 남자를 요구한다는 점이죠. 이런 구조들이 모여 남성들을 독단적이고 호전적이며 폭력을 일으키기 쉬운 사람으로 만드는데 영향을 미치고, 또, 남성들의 이런 자질을 높이 평가하는 여성들을 만들어 내는데 일조합니다.”

그는 런던에서 2년마다 1번씩 국제 무기 박람회가 열릴 때는 박람회장 앞에서 무기 박람회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기획하고 반대시위에 동참한다. 직접 매그넘(총)을 하드보드 지에 그려 준비했다. 기자 시절부터 찍어온 사진 솜씨도 프로급. 직접 여성들의 반전 평화활동을 앵글에 담는다. 홈페이지(http://www.cynthiacockburn.org/)에서 세계각지의 반전 평화활동 사진을 볼 수 있다.

 

학자이자 실천가로 바쁜 일상이지만, 핵무기 전문가로 핵군축 관련 싱크탱크 '아크로님(acronym)' 운영하며 저널을 만드는 레베카 존슨(Rebecca Johnson)등 런던의 ‘위민인블랙’에서 함께 활약하는 좋은 친구들이 많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성의 징병지원에 대한 찬성 목소리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여성에게 좋지 않은 결과”라 대답했다. 

“여성들이 강한 자신감으로 도전하고자 하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결국 여성에게 좋지는 않아요.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한 2003년에 미군의 15%가 여성이었는데, 그곳에 참전했다 돌아온 여군이 자서전에서 쓴 내용이 있습니다. 팔굽혀펴기를 1분에 55개를 하고, M-4(총)을 좋아하지만, 매일 아침 동이 트기 전, 속으로 몇 번이나 ‘나는 창녀가 아니다’라고 다짐했다는 거죠. 실제로 해보면, 설사 군인이 되더라도 여성은 남성과 다르게 취급받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신시아 코번 교수의 딸은 여성들이 몸을 적극적이고 활동적으로 움직이며 육체적인 자신감을 키우는 것을 즐거워하며, 체육교사로 일하고 있다고. 모녀간에 “가부장적 문화가 여성의 몸을 무력하게 만드는 만큼, 여성들의 운동 체육 문맹을 깨자”고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여자니까 당연하게 반군사적인 태도를 가지지는 않습니다. 따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폭력의 세상을 끝내기 위해 그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엄마들은 남자아이를 비폭력적으로 기를 수 있구요. 우리의 삶과 일상이 보이지 않게 군사화되어 있어 어렵긴 하지만, 바꿀 수 있습니다. 이것이 군산복합체, 남성성과 폭력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통역 지원 / 이세현(평화활동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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