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즈음 전해진 나영이 사건은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나영이 사건은 8세 여자아이가 감당하기엔 너무 끔찍한 일이었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 나영이는 이미 여자로서 누려야할 권리를 사실상 박탈당하게 되었다. 나영이의 정신적인 충격은 물론이거니와 가족 또한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짊어지게 되었다.

처음엔 무관심 속에 방치될 뻔 했던 이 사건이 어느 순간부터 연일 인터넷과 신문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고, 한 달 하고 보름가량이 지나, 공동모금회에서 국민들의 힘이 모아져 1억5000여 만원이 넘는 돈이 모였다. 그러나 마냥 낙관적인 상황만은 될 수 없는 듯하다. 문제는 이 돈을 받게 되면 나영이네 집이 기초수급자 대상에서 박탈된다는 이유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이런 경우라면 기초수급권자를 유지시켜 주고 치료를 받게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불행 중 다행으로 배변주머니를 무료로 제공해 주겠다는 따스한 손길도 있었다. 하지만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밖에 외출을 할 때도 평생을 배변주머니를 달고 산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일까. 이 와중에 배변주머니를 달지 않고도, 치료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건 정말 다행스럽고 반가운 소식이다. 수술이 꼭 성공적으로 끝났으면 좋겠고 국민들이 모은 성금 또한 나영이에게 제대로, 무사히 전달되길 바란다. 우리 사회에서 아동성폭력 범죄가 사라져 나영이를 비롯해 더 이상은 이로 인해 고통 받는 이들의 눈에 눈물이 흐르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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