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신 서울이주여성쉼터 소장
남기신 서울이주여성쉼터 소장
  • 이은경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09.11.20 11:06
  • 수정 2009-11-20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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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 이주 여성 사람과 짐승 중간 존재로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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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강아지가 멍멍 하는 거나 베트남어로 뭐라 외치는 거나 폭력 남편 귀엔 별반 차이가 없나 봐요. 부부 간 성폭력도 다반사여서 성노리개 취급을 당하곤 합니다. 우리 사회 이주 여성들의 위치가 사람과 짐승 중간에 위치하는 존재가 아닌가 가끔 생각하곤 합니다.”

서울이주여성쉼터 남기신 소장의 한숨 섞인 첫 마디가 자못 충격적이다. 쉼터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부설로 2007년 서울에서 제일 처음 생긴 이주 여성 대상 쉼터다. 2009년 현재 전국엔 이런 쉼터가 18개 정도 되는데, 서울에서도 그렇지만 3세 미만의 유아를 데리고 맨몸으로 뛰쳐나와 쉼터를 두드리는 이주 여성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서울쉼터는 지난 9월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살림살이를 위해 행정 사회복지 법률 의료 언론 등 관련 전문 분야별로 10명의 운영위원들을 위촉, 처음으로 운영위원회를 꾸렸다. 쉼터에선 국내 다른 가정폭력 쉼터처럼 피해 이주 여성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의료와 법률 지원을 하는 동시에 심리치료 및 정서지원 프로그램을 병행하지만 한 가지 차별화된 업무가 있다면 바로 이들 이주 여성들에 대한 귀국 지원이다. “사실 폭력 남편들은 이주 여성들이 한국에 적응하기를 결코 원하지 않죠. 그래야 ‘독 안에 든 쥐’처럼 맘껏 이들을 조종하고 학대할 수 있으니까. 남편에게 여권과 외국인등록증을 빼앗긴 채 노예처럼 사는 여성들을 상상해보세요. 언어도 문화도 익숙지 않은 상황에서 이혼에만 반년이 걸리고, 귀화하려면 2년이 걸리죠. 그래도 이들 대부분은 출국을 원치 않기에 출입국사무소를 뛰어다니며 3개월씩 체류 기간을 연장하느라 직접 신원보증을 서주고 떼를 쓰는 등 갖가지 방안을 동원하곤 합니다.”

남 소장은 서강대 신학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뒤 경기여성쉼터, 성남가정법률상담소 부설 쉼터 등 주로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에서 일해 왔다. 그래서 어지간한 폭력 피해여성들에겐 익숙해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주 여성의 폭력 피해는 그 참혹함 때문에 매번 차원이 다름을 느끼곤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폭력 피해 이주 여성들에 대한 전문적이고 실효성 있는 지원이 차츰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에서 11일 종로구에 15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그룹홈을 만든 데 이어 내년 9월쯤엔 정식으로 이주여성자활센터가 오픈할 예정이다.

“그들의 아이들이 대한민국 국민으로 잘 자라나기를 바란다면 엄마인 이주 여성들을 위해 좀 더 특별한 보호가 필요한 것 아닌가요?”

남 소장의 마지막 한 마디가 메아리처럼 가슴을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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