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아픔이 곧 내 아픔, 어찌 해결 안 할 수 있나요
성폭력·성매매 긴급지원센터 설치 등 여성 눈높이 치안행정 펼쳐
"당당하고 멋진 여성 돼라" 부친 유언이 여경의 길로 이끌어
"모든 아이가 내 아이" 문화 조성되면 아동 성범죄도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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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앞으로도 경찰로서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해 ‘유리천장’이 아직도 높은 여성 경찰의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아동과 여성 대상 범죄 척결과 피해자 지원의 선봉에 서온 공로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전국대회장에서 ‘올해의 여성상’을 받은 이금형 충북지방경찰청 차장이 짧지만 당당하고 힘 있는 수상 소감을 발표하자 수상식을 지켜보던 일부 중년 여성들이 갑자기 ‘아줌마 부대’로 돌변했다. 박수를 치며 함성을 질렀다. 박수로 성이 안 차는 몇몇은 목에 둘렀던 초록색 스카프를 손에 들고 흔들었다.

며칠 후 그가 성폭력 피해 아동을 위한 기금 집행을 위해 구성되는 운영위원회의 위원으로 참가할 예정이며, 이번 수상을 통해 받은 상금을 기금에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성폭력 아동 피해자 기금 집행을 위한 업무 협약식 참석차 서울을 방문한 그를 만났다.

김강자, 김인옥씨에 이어 경찰 역사상 세 번째 총경을 지내고 두 번째로 여성 경무관에 오른 그에게 명함에 새겨진 지방경찰청 ‘차장’과 ‘경무관’이 어떻게 다른지, 경무관이 얼마나 높은 지위인지 설명을 부탁했다. “‘차장’은 직책, ‘경무관’은 계급이며, 전국 15만 경찰 중 경무관은 40명밖에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방범국 초대 실장’ 발탁 계기로 범죄 척결에 새로운 길 개척해와

‘성매매 피해 여성 긴급지원센터’,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원스톱지원센터’ ‘182 실종아동 찾기 센터’ 설치, 실종 유괴아동을 위한 ‘엠버경보시스템’ 구축·운영. 경찰청 수사국 및 방범국 초대실장과 여성청소년 과장을 거치면서 아동·청소년·여성 등의 범죄 피해자 지원을 위해 그가 앞장서 해온 일이다.

그가 이렇게 사건을 단순히 해결하는 차원을 넘는 적극적인 지원활동에 전념하게 된 데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

그는 처음에 여성실장 제의를 받았을 때 여성 경찰이었지만 선뜻 내키지 않았었노라 고백했다. 남성과 동등한 대접을 받고 싶었는데 여경이라는 이유로 제의하는 것 같았고, 별로 할 일도 없는 한가한 부서일 것 같아서였단다. 그러나 막상 근무를 해보니 아동·여성 대상 범죄는 대부분 강력범죄라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2000년 5월 ‘조두순 사건’과 닮은 아동성폭력 사건을 담당하면서 아동·여성 대상 범죄 척결과 피해자 지원에 앞장서게 됐다며 경험담을 들려줬다.

2000년 처절한 초등생 윤간사건 발생

응급처치·증거 채취의 중요성 절감

“남자 어른 둘이 아침에 운동회에 가는 초등학생을 윤간하고 하혈을 하는 애를 길가에 버려놓고 간 사건이에요. 생식기가 다 손상되고 피를 너무 많이 흘려 흰 운동복이 온통 피로 물든 아이를 아이 아버지가 데리고 대학병원에 갔는데 진료거부를 한 겁니다. 증거 채취 도구가 없다고 하면서. 아이는 계속 하혈을 하고 있는데. 아이 아버지는 딸을 안고 4시간을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했고요. ‘딸이 내 팔에서 죽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요.”

다행히 아이는 박금자 산부인과에서 의사 셋이 달려들어 3시간의 대수술을 해 살려냈다.

현장에서 발견한 종이쪽지의 지문을 채취해 성폭행범죄로 출소한 지 얼마 안 되는 범인을 검거했다. 6개월간 초·중·고 학생, 주부 등 가리지 않고 윤간 16건, 성폭행 23건을 저지른 여죄도 밝혀냈다.

그러나 “아동성폭력 문제의 종합판”이었던 이 사건을 계기로 그는 뼈아픈 반성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성폭행 피해자에게 가장 시급한 지원 중 하나가 응급처치와 증거 채취라는 생각에 경찰병원 내에 11평짜리 긴급지원센터를 만들었다. 바로 ‘원스톱지원센터’의 전신이다.

“연쇄강간, 살인범을 잡았다는 자부심만 가졌지 (피해자들이) 진료 거부를 당하는 건 몰랐다는 게 부끄러웠어요. 또 그 사건 피해자의 아버지가 화물 운전을 하시는 분이었는데 한동안 범인에 대한 증오심, 딸이 입은 상처에 대한 아픔 때문에 운전을 하다가 핸들을 확 꺾는 일을 반복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일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2004년 성매매방지법이 실시된 이후 그는 기본적 인권조차 유린당하고 있는 성매매 여성들을 만났다. 성매매 여성 300여 명에 대한 질환조사를 해보고 성매매 시작 6개월 만에 1~2가지의 질환을, 3년 이상은 5가지 이상의 질환을 앓고, 4명의 여성은 자궁경부암에 걸려 있는 등 성매매는 여성들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문제라는 것도 알게 됐다.

그가 성매매 근절에도 앞장서는 한편 ‘성매매피해여성긴급지원센터’ 설치를 제안하게 된 배경이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자살한 학생의 어머니가 “귀신이 되어서라도 복수하겠다”고 쓰인 노트를 싸들고 그를 찾아온 이후에는 학교폭력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고 했다. 아동·여성·청소년 대상 강력사건을 겪을 때마다,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의 안타까운 심정을 접할 때마다 그는 진심으로 같이 아파하면서 사건 해결과 함께 범죄 예방 시스템과 피해자 지원 방안책을 마련하는 데 힘을 쏟아온 것이다.

최불암 몽타주 그려낸 미술실력

과학수사대 인연으로 이어지기도

이런 추진력뿐 아니라 만학의 열정을 불태우는 그에게 주위 사람들은 ‘또순이’ ‘불도저’ ‘대처’ 등의 별명을 붙여줬다. 방송대 법학과, 동국대 행정학 석사를 졸업하고 지난해에는 박사학위까지 취득한 그에게 학창시절부터 공부를 잘했는지를 묻자 “중학교까지는 잘했는데 아버지가 암 투병을 하시면서 가정이 어려워진 이후에는 별로 잘하지 못했다”는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가 여상을 졸업하고 공채를 통해 순경이 된 데는 투병생활을 하던 아버지의 “유언처럼 느껴졌던 말”도 한몫을 했단다.

“당시 친척의 권유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흰색 윗옷의 감색 리본이 달린 (당시) 여순경 제복이 당당하고 멋있어 보인다’고 말씀하신 것도 마음을 움직이게 했어요.”

순경 제복을 입게 된 그는 곧 “미술실력 덕분에” 과학수사부로 발령을 받았다. 가정형편이 어려웠지만 미대에 진학하고 싶었던 그는 미술부가 유명한 청주 대성여상에 진학해 미술부 활동을 열심히 했다. 그때 갈고 닦은 그림실력으로 ‘최불암’을 그려 몽타주 요원 선발에 응모, 합격했다. 그는 여고시절의 미술부 활동이 과학수사대에 응모했을 때 뿐 아니라 그 이후 경찰 업무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그림을 그린다는 게 창의성을 필요로 하는 일이잖아요. 경찰 업무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맡은 일만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창의적으로 임해야 진정 국민을 위한 치안 업무에 충실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의 모든 역할은 엄마 역할의 확장"

세 딸의 엄마 ‘이금형’은 어떤 인물일까. 딸들이 그를 가끔 ‘의붓엄마’라고 불렀단다. 세 딸을 독립적으로 키웠다고 자부는 하지만 “지금도 가끔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남편과 맞벌이를 하면서 바쁜 경찰직업 때문에 아플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한 게 제일 마음에 걸려요. 그럴 때는 가끔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어요.”

그의 남편은 현재 유명한 유통업체 부사장이다. 남편 역시 이 차장만큼 일에 빠져 살아왔다. 그가 대한민국 여느 일하는 엄마처럼 겪어왔을 갈등과 스트레스가 짐작이 갔다.

존경하는 여성 인물이나 역할 모델이 있느냐고 묻자 그는 선배 경찰이자 첫 여성 총경으로 기록된 김강자씨에 이어 영국의 대처 총리,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꼽았다.

“낸시 펠로시는 4명의 자녀가 있는데 이런 얘기를 했어요. ‘사회의 모든 역할은 엄마 역할의 확장’이라고요. 그 말에 정말 공감해요. 그래서 경찰 일도 ‘내 일’ ‘내 가족 일’이라는 자세로 임하고 있어요.”

그는 이런 낸시 펠로시의 생각에 경찰뿐 아니라 모든 시민이 공감을 해주길 바란다. 이런 공감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모든 아이들을 내 아이처럼 생각하고 보살피는 문화를 조성하면서 동시에 제도를 만들어야 아동 대상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가정환경이 오히려 “강인함과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고 말하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경찰이 되고 싶어 하는 여성 후배들을 위해 한마디 부탁했다.

“꿈을 꿀 수 있다면 이룰 수도 있다.”

그의 간단한 대답 속에 수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는 듯했다.

그와 헤어져 돌아오는 길, 그의 뒤를 따를 후배뿐 아니라 그도 계속 더 많은 꿈을 꾸고 더 많이 이루기를 빌었다. 그가 꿈꾸고, 이루고, 거둔 ‘열매’는 그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모두를 위한 것일 테니까.

이금형 차장은

1983년부터 1997년 경찰청 수사국 채증계장 및 과학수사계장 역임을 시작으로 2000년 경찰청 수사국 및 방범국 초대 실장을 지냈다. 2003년에는 서울구로경찰서 경무과장과 충북 진천경찰서장, 2006년 서울 마포경찰서장을 거쳐 2007년부터 2009년 3월까지 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을 역임했다.

경찰청 과학수사계장으로 근무하는 동안에는 ‘컴퓨터지문감식시스템’ 사업 완수 등 과학수사 발전에 앞장섰다. 지문, 족흔적 등 과학수사 기법을 활용해 성남 남부 일가족 살인사건과 같은 주요 강력사건 해결에 기여한 공로로 2000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밖에도 2003년 12월 1일 ‘세계 인권선언 기념일’에 ‘국가 인권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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