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나라 언어와 문화 함께 교육해야
두 나라 언어와 문화 함께 교육해야
  • 김태련 / 아이코리아 회장, 이화여대 명예교수(심리학)
  • 승인 2009.11.13 10:45
  • 수정 2009-11-13 1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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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한국가정에 모두 反편견 교육을
다문화 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그 2세인 다문화 가정 자녀는 6만 명에 달하고, 2020년에는 초등생 4명 중 1명, 신생아는 3분의 1이 다문화 가정의 자녀로 예상돼 다문화 가족은 전체 인구의 20%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저출산·고령화, 지구촌화라는 세계적 추세를 고려할 때 지금과 같은 외국 노동인력의 유입이나 국제결혼으로 인한 민족적·문화적 혼재 현상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단일민족, 단일 문화, 단일 언어를 강조해 온 한국 사회는 이제 본격적으로 이러한 사회적 변화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실행에 옮겨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무엇보다 다문화 가정이 정상적인 가족공동체로서 건강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수용하고 지원하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때가 됐다. 아울러 제도적으로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정립돼야 한다.

다문화 가정이 대다수 결혼이주 여성을 중심으로 형성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다문화 가정의 문제는 여성인권과 그 자녀의 문제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대개의 이주 여성들은 결혼 후에도 남편의 폭력, 시부모로부터의 부당한 감시와 요구들, 불안정한 체류 조건들로 인해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녀의 경우, 유아기에 한국어가 미숙한 외국인 어머니와 함께 생활함에 따라 언어 발달이 지체되어 학습 이해도가 낮고, 단지 ‘엄마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또는 자신의 피부색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밝혀져 문제가 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 대부분 농업 및 하위 직업군에 종사하고 있기에 경제적 어려움과 더불어 자녀들이 국내 교육 시스템에서도 적응하기 쉽지 않아 자녀들의 꿈이 좌절되고 소외될 경우 미래의 사회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2007년 ‘국제결혼 가정 자녀 실태조사’에 따르면 “다문화 가족 아동의 언어지능 및 학업 수행능력은 일반 아동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또한 영·유아 보육시설, 유치원 이용률은 17%로, 일반 가정의 3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취약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요즘 정부와 지자체, 기업, 단체 등에서 다문화 가정을 위한 교육, 문화행사, 가족행사 등에 대한 지원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은 장기적인 목표와 비전을 수립하여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사업을 실행하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아이코리아(aicorea)에서도 다문화 가족 지원센터를 지자체로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는데, 다문화 가족에게 절실한 한국어 교육, 한국 생활 적응 교육과 더불어 가족의 발달단계에 맞추어 부모 교육, 자녀 언어 및 학습지원 교육, 아동 정서 사회성 심리치료, 부부 상담, 시부모 교육 등 심리적 건강과 가족의 역량 강화에 보다 중점을 두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출판물을 통한 편견 탈피 교육을 강조하고 있는데, 한국인들에게도 특히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형성되는 유아기부터 이 같은 반(反) 편견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성, 인종, 장애, 외모, 사회계층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비판할 수 있는 능력과 이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은 인간을 있는 그대로 존중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바로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것이다.

외국으로 이민 간 교포 2세들도 한국어와 이민국의 이중 언어를 다 구사해야 보다 유능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었듯이, 다문화 가족의 자녀들도 한국 사회로의 동화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어머니 나라의 언어를 구사하고 문화를 이해하도록 지원한다면 미래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나라 언어를 사랑하고, 두 나라 문화를 이해하고, 두 나라를 모두 사랑하는 아이들로 길러야 한다.

다문화 교육은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시대의 가치관, 다양성을 수용하고 관용과 포용의 정신을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적극 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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