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연·인맥 때문에 제자 성폭행 눈감아주나
학연·인맥 때문에 제자 성폭행 눈감아주나
  • 박정원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09.11.13 10:02
  • 수정 2009-11-13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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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과 학생 성폭행 무마 사건
가해자 강사에 학교도 지도교수도 침묵
피해학생, 고소 후 불이익 우려해 합의
대학의 무용과 강사가 ‘무용대회 출전 등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협박으로 여학생들을 성폭행하고, 학과 관계자들이 학연과 인맥을 중시하는 예능계의 관행을 앞세워 사건을 무마시키려 한 사실이 밝혀져 누리꾼들이 분노하고 있다. 또, 담당 지도교수는 이를 방치하고, 학교도 사건 발생 1년이 넘도록 책임을 회피하고 있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 무용과 겸임강사인 A(38)씨는 지난해 이 학과 3학년 학생에게 술을 먹여 정신을 잃게 한 뒤 모텔에서 성폭행하고, 4학년 학생에게는 “말을 듣지 않으면 무용대회에 나가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협박해 수차례에 걸쳐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이 사건은 지난해 피해 학생이 A씨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학내에 알려졌고, 검찰은 A씨를 강간, 강간미수, 피감독자 간음 혐의로 기소했으나, 피해자 합의로 사건이 종결됐다.

합의를 해준 데 대해 피해 학생의 가족은 “지도교수는 ‘나는 책임 없다’는 식으로 회피했고, 대신 지도교수의 제자들이 수차례 찾아와 ‘젊은 사람 하나 살려야 되지 않겠느냐’며 고소 취하와 합의를 요구했다”면서 “용서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학연과 인맥이 중요한 무용계 현실상 무용계에서 퇴출되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합의를 해주었다. 합의를 해주고도 무용계에서 계속 불이익을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대한민국 예능계 대학은 철저히 학연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 세계에서 따돌림 당하면 끝이다”라고 예능계의 현실에 공감을 표하며 “얄팍한 권한만 있어도 못된 짓거리에 사용하는 사회”라고 분노를 터뜨렸다. “이제 강간이 유치원, 초·중·고, 대학까지 확대되고 있다. 하루빨리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듯”이라는 우려의 소리도 높았다.

또, “친고죄라 방면한다니!”라고 분개하며 “법이 물러터지니 곳곳에서 성폭력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법은 여전히 관대하기만 하다”며 처벌 없이 결국 합의로 마무리된 사건 처리에 기막혀했다.

이밖에도 많은 누리꾼들은 “얼마나 나라가 성문화에 빠져 있으면, 하루도 성폭행 기사가 빠질 날이 없다”고 개탄하고, 특히 언론에 대해 “예술이라는 핑계로 비정상적인 애정행각을 그리는 TV, 영화 등 대중매체는 각성해야 한다. 성(性)만이 최상의 아이콘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A씨는 문제가 불거진 지난해 2학기 재계약을 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해당 학교를 떠난 상태다. 담당 지도교수는 사건 축소 및 은폐 의혹에 대해 “강사 일을 학교에서 일일이 신경 쓸 수가 있느냐”며 “문제 강사가 학교를 떠났으면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댓글에는 “사건을 방치했다면 담당 지도교수도 해임되어야 마땅하다. 무마시키려 노력한 관련자도 모두 함께 처벌되어야 한다”는 글이 계속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지도교수의 제자들이 피해자의 가족들에게 ‘젊은 사람 하나 살려야 되지 않겠느냐’며 고소 취하와 합의를 요구했다는 보도에 대해 “젊은 사람 하나 살린다고? 그럼 피해를 입은 처자들은 젊지 않은가 보네”라며 ‘골 때리는 세상’이라고 기막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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