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총리, TV토론에서 여성 정치인에 성희롱 발언
성추문 스캔들에 침묵했던 여성들 집단 반발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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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성차별적 발언에 10만 명의 이탈리아인이 반대 행동에 나섰다.

이탈리아의 좌파 성향 일간지인 ‘리퍼블리카’(La Repubblica)가 시작한 ‘총리에게 분노한 여성들’(Women Offended by the Premier)이라는 제목의 청원에 3주 만에 9만7000여 명이 서명한 것. 이 청원은 지난달 8일 한 심야 TV토론 프로그램에서 나온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성차별적 발언 이후 개시됐다.

이날 방송에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국가지도자의 재임 중 기소 면제 법안에 위헌판결을 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대해 언급한 좌파 성향인 정치인 로지 빈디에게 “똑똑하기보다는 아름답다”(more beautiful than intelligent)라고 발언했다. 58세의 여성 정치인 빈디는 그의 외모와 지성을 비꼬는 총리에 발언에 “나는 당신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여자가 아니다”라며 얼마 전 그의 성추문을 암시하는 답변으로 맞섰다. 이 사건은 이탈리아 여성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고 총리는 “농담이었을 뿐”이라고 해명했으나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명운동 외에도 2000여 명의 사람들이 빈디를 지지하는 페이스북(인터넷 커뮤니티의 일종) 그룹에 참여했다. 또한 청원을 주도한 리퍼블리카에는 ‘파운데이션을 바른 남자에게 분노한 여성들’ ‘우리는 당신의 첩이 아니다’ 등과 같은 글귀를 적은 사진 수천 장이 쇄도했다. 로지 빈디는 이러한 여성들의 집단행동을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이탈리아에 출현한 새로운 페미니즘의 태동”이라 해석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이 장기적인 정치적 파장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는 반응도 있다. 여론조사기관 SWG의 모리지오 페사토는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여성에 대한 그의 관점을 바꾸지 않을 것이며 이번 사건이 그에게 정치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를 지지해 온 여성 후원자들은 그의 이런 차별적 발언에 익숙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2001년 첫 집권 후 세 번째 임기를 보내고 있는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그 정치적 입지만큼이나 성차별적 행동과 스캔들로 유명한 인물. 지난 7월에는 그에게 성매매를 했다는 한 여성이 공개한 침실 녹음테이프로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3대 민영 방송사를 포함한 출판그룹과 영화사, 프로축구단 AC밀란 등을 보유한 억만장자로서 이탈리아 전 분야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고 이를 통해 수많은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임기를 이어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총리의 성추문 스캔들에도 침묵을 지켰던 많은 여성들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편 이탈리아는 지난달 28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09년 세계 남녀평등 순위에서 유럽 최하위인 72위를 기록해 충격을 안겨줬다. 여성 경제활동 참여인구 96위(52%), 성별 임금 격차 116위(여성이 남성의 약 49%) 등 G8 회원국임을 무색하게 하는 ‘남녀평등 후진국’임을 전 세계에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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