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고베르타 멘추 노벨평화상 수상자 방한
리고베르타 멘추 노벨평화상 수상자 방한
  • 임유경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11.06 09:51
  • 수정 2009-11-06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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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식 변화 위해 2011년 대선 재도전 할 것"
이대평화학연구소 초청 강연…원주민 인권투쟁 의미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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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웅 / 여성신문 사진기자 (asrai@womennews.co.kr)
참혹한 가족사를 딛고 원주민 인권운동과 과테말라 민주화 운동의 산 역사가 된 리고베르타 멘추(Rigoberta Menchu)가 지난 1일 4박 5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이화여대 평화학연구소(소장 박경서 이화학술원 석좌교수)가 주관하고 교육부가 지원하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이화여대 방문길에서 멘추 여사를 만났다.

멘추 여사는 1992년 10월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노벨 평화위원회 프란시스 세예르스타트 위원장은 “가장 잔인한 탄압과 박해를 받은 가정에서 태어났음에도 그녀는 사회 및 정치활동을 함에 있어 항상 투쟁의 최종 목표가 ‘평화’라는 점을 잊지 않아 왔다”며 당시 33세의 젊은 키체족 인디오 여성인 멘추에게 상을 수여했다. 그의 말대로 멘추 여사는 미주대륙의 3000만 인디오들의 인권 쟁취를 위한 맹렬한 투쟁으로 ‘마야의 여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인물이다.

멘추 여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인권운동이 과거에는 공공기관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올바른 인권 개념의 정립과 교육으로 방향이 전환돼야 한다”며 “여성인권을 이야기할 때 중요한 것은 첫째,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사해야 한다는 것, 둘째는 기회의 균등”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지난 2007년 남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원주민으로 과테말라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자신의 경험이 여성인권 향상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들려줬다.

“과테말라 사회는 철저히 남성 중심 사회로, 인종차별과 남녀차별이 있어 여성들 스스로 자괴감이 만연했다. 여성이 다른 여성의 능력을 불신했다. 그러나 대통령 후보로 나선 나의 도전을 보고 많은 여성들이 정치 참여에 용기를 내게 됐으며, 많은 젊은 여성들이 ‘정치’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그는 지난 대선 출마에서 당시 3%의 지지밖에 얻지 못했지만 2011년 다시 대선에 재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통합적인 인간’이라는 뜻을 가진, 시민들의 참여를 바탕으로 한 개미 정당 ‘위낙(WINAQ)’을 만들어 사무총장직을 맡고 있다. 과테말라 여성의 정치세력화와 함께 “정당에 참여하는 모두가 바로 정당의 주인”이라는 시민의식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기 때문이다.

원주민 언어 보존 활동도 하고 있는 다언어, 다민족 국가 과테말라 출신의 그는 다문화 사회를 향해 가고 있는 한국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충고를 했다.

“상호 존중이 중요하다. 그래야 서로 조화로운 환경에서 공존해 나갈 수 있다. 존중을 통해 평등한 시각으로 서로를 대할 수 있고, 서로가 가진 가치를 새로운 시각에서 재조명해 볼 수 있는 것, 이러한 다양성과 다문화를 단지 이론으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멘추 여사는 1983년 자신의 가족사를 들어 인디오의 비극을 대변한 자서전 ‘나, 리고베르타 멘추’를 출간해 일약 세계적인 인물로 떠올랐다. 11개 국어로 출간된 그의 책은 전 세계 지성인들에게 인디오들의 처참한 실상을 알리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세계 지성들은 과테말라를 비롯한 해당 국가들에 인디오 학대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같은 인권 활동으로 그는 1990년 유네스코 평화교육상, 1991년 프랑스 자유인권옹호위원회상을 수상한 데 이어 1992년 여성으로는 열 번째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군부의 폭정에 맞서 농민 투쟁을 하던 아버지가 산 채로 불에 타 숨지고, 이어서 가족이란 이유로 끌려가 윤간을 당한 끝에 처형된 어머니, 고문·화형 등으로 인한 형제들의 비극적인 죽음 등 그의 어린 시절은 보통 사람은 상상하기 힘든 처절함으로 점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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