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性) 격차 문제는 여성과 남성이 가지고 있는 생물학적 차이가 사회구조적인 차별로 전환되는 사회현상으로서, 우리 사회가 책임져야 할 근원적 사회문제라 볼 수 있다.

지난 10월 27일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09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성평등 순위가 전체 134개국 중 115위로 나타났다고 한다.

경제적 참여, 교육적 성취, 정치적 권한, 보건 등 4개 부문의 남녀 불평등 실태를 보여주는 성 격차지수를 조사한 결과에서 우리나라가 최하위권으로 평가된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에서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당히 신장했다는 21세기 사회에서, 이번 조사는 부끄러운 실상을 보여주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최하위권이라는 순위보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 격차가 커졌다는 것이다. 2007년 0.6409이던 성 격차지수(Gender Gap Index)가 2009년 0.6146으로, 그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는, 우리 사회가 점점 성평등 사회에서 멀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아이슬란드는 성 격차지수 0.8276으로 세계 성평등에서 1위를 기록했지만, 결국 어느 나라도 양성 평등을 완전히 달성하지는 못했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씁쓸함을 자아냈다.

성평등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은 여성들의 정치·경제 참여와 그 기회가 적고, 여성의 사회활동을 제약하는 보수주의적 제도와 사회구조라고 볼 수 있다.

정치적, 교육적, 법적 부문에서의 균등한 기회 보장과 사회적 제도와 이에 대한 사회구조적 인식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책적인 지원도 중요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여성들의 정치·경제 참여와 진출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성평등 의식 개편과 사회화 과정이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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