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 패러다임 바꾸고 생태도시 가능성 보여줘
친여성·친환경 공공서비스 적극 실현 해내

 

천편일률적인 정책에서 탈피해 ‘창의성’이 더해지면 그 파장은 실로 엄청나다. ‘창의 정책’은 사회를 재설계하고 국민의 삶에 속속들이 파고들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 대표적인 인물로 오세훈 서울시장, 이석형 함평군수, 김영순 송파구청장이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06년 취임사에서 “창의적 상상력이 우리를 변화시키고, 그 변화가 서울을 바꿔나갈 것”이라 말해 ‘창의적 상상력’이 서울시 변화의 원천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러한 ‘창의’라는 키워드는 실제로 지난 3년간 오 시장이 추진한 정책들에서 일관되게 보인다.

그 중심에는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아이디어를 내도록 독려하는 ‘창의 시정’이 있다. 이외에 저소득층의 자산 형성을 돕는 ‘희망플러스 통장’, 노숙인·저소득층 시민이 자활·자립할 수 있는 정신적 기반을 지원하는 ‘희망의 인문학 코스’, 장기전세주택 ‘시프트’, 민원전화 ‘120다산콜센터’ 등이 오 시장이 추진한 대표적 ‘창의’ 정책들이다.

특히 하위 3%에 든 공무원들에게 재교육 기간을 주고 교육 성적에 따라 현업 복귀 여부를 다시 결정하는 ‘현장시정추진단’은 공직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꾼 파격적인 제도로 평가된다. 아리수 수질 실시간 공개 서비스와 ‘천만상상 오아시스’ 정책은 올해 각각 유엔 공공행정상 대상과 우수상을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정책품질을 인정받기도 했다.

함평 나비축제를 통해 ‘나비의 기적’을 만들어낸 이석형 함평군수의 리더십은 이미 유명하다. 전남 유일의 3선 자치단체장인 이 군수의 ‘창의적 리더십’은 낙후된 농촌에 불과했던 함평을 단숨에 세계적 생태도시로 바꿔놓았다.

11년 전 이 군수가 ‘미친놈’ 소리를 들어가며 시작한 나비축제는 지난해 관광객 126만 명이 다녀가고, 함평군의 1년 지방세 수입인 71억원을 상회하는 93억원의 입장 수입을 올리면서 명실 공히 함평의 대표적 브랜드로 성장했다. 함평은 나비축제의 성공으로 친환경 자치단체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으며, 지자체는 물론 민간 기업들까지 벤치마킹하는 ‘전국 제일의 벤치마킹 일번지’로 급부상했다.

‘전국 최초 행정서비스 ISO 9001 획득’ ‘전국 최초 지자체 캐릭터 사업 성공’ 등 ‘전국 최초’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이 군수는 최근에는 전국 최초로 공무원 노조의 추천을 받아 하위직 공무원을 인사위원으로 위촉하고, 동남아 출신 다문화 가정 여성을 함평군 공무원으로 특별 임용하는 등 행정에 있어서도 독창적인 행보를 보이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인하는 ‘2009 리브컴 어워드’에서 송파구가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송파구는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서울 최초로 ‘안전도시’ ‘건강도시’로 공인받기도 했다. 이렇듯 송파구가 세계적 도시로 우뚝 선 배경에는 서울시 최초의 여성 구청장인 김영순 송파구청장이 자리하고 있다.

공식석상에서 ‘창의’를 가장 큰 화두로 손꼽아 온 김 구청장이 처음으로 시작한 정책들은 각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으며 나아가 국가정책이 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최근 국가적으로 전면 시행에 들어간 ‘우측보행’. 송파구는 이미 2년 전 가장 먼저 우측보행을 실천해 주목받았다.

김 구청장의 또 하나의 탁월한 성과는 여권 발급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다. 10일 가까이 걸리던 여권 발급 시간을 평균 2일로 줄이는 데 성공해 ‘공공서비스 혁명’을 이뤄냈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이밖에 가임 여성을 위한 수영장 할인, 남자 화장실의 기저귀대 설치, 아토피 없는 어린이집, 어린이 자전거 면허·보호차량 인증제·전용도서관 등이 송파구만의 차별화된 정책들이다.

한편 이번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책 기조를 선포함에 따라 환경전문가의 위상도 급부상하고 있다. ‘환경’이야말로 기존 생각을 완전히 바꿔 창의적 대안을 내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 분야다.

한화진 대통령실 환경비서관은 임명 당시 연구원 출신 첫 여성 환경 전문가의 발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는 국내 최고의 기후변화 엘리트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국내 유일의 환경국책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선임연구위원으로 정책연구본부 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오랜 기간 환경 관련 정책 연구를 수행해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정책기조에 걸맞은 환경정책 전문가로서 손색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더불어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 기후변화전문위원, 환경부, 과학기술부 자체평가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주요 정부 기관에 정책 자문 및 조정 능력을 검증받았다. 이처럼 전문성과 리더십을 겸비해 지난해 유력한 KEI 신임 원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 2월부터 청와대 환경비서관으로 임명돼 대통령의 환경정책을 보좌하면서 각 부처 간 주요 환경전략들을 조율하고 지휘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탄소경영을 총 지휘하고 있는 김명자 CDP한국위원회 위원장의 리더십도 주목된다. 2003년 영국에서 시작돼 올해로 7회째를 맞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 CDP)는 전 세계 금융투자 기관들의 위임을 받아 각국의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이슈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과 탄소 배출 현황 등에 대한 정보를 설문의 형식으로 요청하는 전 세계 금융·투자기관의 글로벌 프로젝트다. 수집된 정보는 매년 9월께 보고서 형식으로 발표되어 전 세계 금융투자 기관의 투자지침서로 활용된다.

CDP한국위원회는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를 한국에서 수행하기 위한 조직으로, 국내 최대의 사회책임투자자 단체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 홍콩 소재 아시아지속가능투자협회(ASrlA), 지속가능성 관련 리서치기관인 에코프론티어 등 3개 단체가 중심이 되어 지난 2008년 1월 구성됐다.

현재 진행 중인 ‘CDP 2009’에서 김 위원장은 특히 기업의 탄소정보공개 수준을 높이는 데 탁월한 성과를 보였다. 응답률이 32%(50개 기업 중 16개 응답)에서 50%(100개 기업 중 50개 응답)로 증가하고, 설문 대상 기업 샘플 수가 2배로 늘어났음에도 응답률이 3.1배로 증가하는 등 이메일과 전화뿐만 아니라 기업 방문을 통한 CDP 설명과 같은 김 위원장의 전 방위 노력이 거둔 결실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신규로 편입된 기업의 응답이 35개나 됐다는 점은 그 효과가 얼마나 즉각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노력은 우리나라 핵심 기업들에 CDP의 존재와 이에 대한 대응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확산시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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