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플루엔자(Affluenza) 백신, 녹색소비
어플루엔자(Affluenza) 백신, 녹색소비
  • 천경희 / 소비자학 박사,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09.10.23 10:34
  • 수정 2009-10-23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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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가 모두 몇 명이라는 기사를 접하면서 아침을 맞는다. 찬바람이 불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니 여간 걱정이 아니다. 급속하게 퍼져가는 인플루엔자를 치료할 백신 개발에 온 나라가 뛰어들고 있지만 쉽게 치유할 방법은 마련되지 않는 듯하다.

미국 공영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프로듀서였던 존 더 그라프와 미국 환경청 정책분석가 데이비드 왠 그리고 듀크 대학의 명예 경제학교수 토머스 네일리는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대사회의 경제성장과 넘치는 상품과 소비, 지구를 삼킬 듯 게걸스런 과소비의 현상을 감기 인플루엔자에 빗대어 ‘소비중독 바이러스’, 즉 ‘어플루엔자(풍요Affluence+바이러스Influenza)’라고 명명했다.

어플루엔자는 세계 인구 5%이면서 전 세계 자원의 25%를 소비하고 지구 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25% 배출하는 미국 사회의 병폐를 진단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전 세계가 이 어플루엔자에 감염되어 치료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을 서둘러야 할 때다. 어플루엔자는 시민들을 사회와 지구의 건강에는 관심도 없이 더 많은 소비만을 좇는 소비자로 전락시키고 있다.

이러한 어플루엔자는 다행히 치료할 수 있는 병이라고 한다. 과도한 소유물과 문화적 쓰레기 그리고 남들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는 소모적인 경쟁을 외면함으로써 지구를 살릴 수 있고 풍요로운 삶을 일구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매일매일 소비되는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환경과 사회적 문제를 고려하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가치와 기준을 가지고 녹색소비를 하게 되면 백신을 접종하는 것과 같이 어플루엔자가 치료된다는 것이다.   

‘즐거운 불편’의 저자 후쿠오카 겐세이는 2년 동안 자전거로 통근하고 자동판매기를 이용하지 않고 제철에 나는 채소와 과일이 아닌 것은 먹지 않으며 전기청소기를 쓰지 않는 등 철저한 녹색소비를 실천한다. 미국 환경단체의 수석연구원 존 라이언은 자전거, 콘돔, 천장선풍기, 빨랫줄, 타이국수, 공공도서관, 무당벌레를 ‘지구를 살리는 7가지 불가사의한 물건들’로 제시하면서 녹색소비를 실천할 수 있는 물건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녹색소비 실천을 통해 소비문명으로 인해 잃어버렸던 것 중 더 없이 소중한 것을 깨닫게 되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가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할 계기를 가지면 어플루엔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녹색소비는 미래 세대의 욕구 충족을 보장할 수 있으며 진정한 행복을 추구할 수 있고 더불어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가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녹색소비는 녹색소비자를 확산시키기 위한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 녹색소비 운동을 펼쳐나갈 때 효과적이다. 정부에서는 녹색소비를 진작시키는 다양한 정책과 법령을 제정하고 기업에서는 다양한 녹색제품을 개발하여 소비자들을 녹색소비자로 확산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다. 

지구는 무한한 인간의 소비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 어플루엔자에 감염된 현재 우리의 생산과 소비패턴으로 계속 살아가면 인류의 앞날은 지속 불가능할 것이 자명하다. 지구를 살리는 녹색소비 실천으로 서둘러 어플루엔자를 치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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