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되기 힘들어, 돈 들어
엄마 되기 힘들어, 돈 들어
  • 김민정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10.23 10:09
  • 수정 2009-10-23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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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에서 출산까지 총비용 대략 1000만원

정부는 연일 저출산 대책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여성들이 실제 체감하는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가장 큰 불만 중 하나는 아이를 낳아 기르는 비용의 부담 문제다. 이 중 임신·출산에 드는 비용만 일단 따로 떼 내어 구체적으로 따져보자. 임신에서 출산까지의 총비용을 보여주기 위해 임의로 추출된 김유진씨(가명)의 사례를 소개한다. 단, 임신·출산 비용은 개인차가 심해 일반화할 수 없음을 미리 밝혀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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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의 기쁨도 잠깐, 많은 여성들이 만만치 않은 임신출산 비용에 허덕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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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며 맞벌이를 하는 김유진씨(가명·서울 중구).

31세 조금은 늦은 나이에 결혼해서인지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님들의 암묵적 압박이 만만치 않다. 산전검사를 받는 등 서둘러 임신 계획을 세웠다. 요사이 불임이 많다는 말을 많이 들어 걱정이 됐지만 다행히 결혼한 지 5개월 만에 첫 아이를 가질 수 있었다.

요사이 임신부들 사이에서 유명하다는 여성 전문 병원을 찾아갔다. 산부인과, 소아과를 비롯해 산후조리원과 산모를 위한 에스테틱 시설까지 갖춘 꽤 규모가 큰 병원이다.

임신 확진 진단을 받고 한 달에 한 번씩 초음파 검사를 포함한 정기검진을 받기로 했다. 근데 이 외에도 생각보다 해야 할 검사들이 많다. 무뇌증 진단을 위한 초기 입체초음파, 기형아 검사를 위한 쿼드 검사(혹은 트리플 검사), 정신지체 선별검사, 태아 장기의 기형 여부를 보기 위한 정밀 초음파, 임신성 당뇨 검사, 마지막으로 태동검사까지. 그리고 아기 얼굴을 미리 볼 수 있어 요사이 기념으로 많이들 한다기에 후기 입체초음파 검사도 받기로 했다.

병원에 들를 적마다 5만원, 어느 땐 10만원을 훌쩍 넘어버리는 병원비가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건강하게 아기를 낳기 위해 병원에서 권하는 것이니 믿고 따르기로 했다. 그래도 80만원이 넘는다는 양수검사(고위험군 임신의 경우 받는 2차 검사)는 받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남들이 부러워라 하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임신을 하고 보니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임신 초기엔 입덧이 너무 심해 입덧에 좋다는 한약까지 지어 먹어봤지만 큰 효과는 없는 것 같다. 임신 개월 수에 맞춰 챙겨 먹어야 한다는 엽산이나 철분제는 보건소에서도 지급해 준다고 들었지만 직장인이다 보니 보건소에 가기 위해 시간을 내는 것이 쉽지 않다. 배부른 몸에 맞춰 속옷부터 임부복, 신발까지 다시 사 입는 것도 큰 부담이다.

주말에 짬을 내어 임신출산박람회에 갔다. 넘쳐나는 임신·출산 관련 용품 정보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다. 제일 먼저 태아보험 가입을 서두른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태아보험에 가입한다. 제대혈 보관은 잠시 고민된다. 보관업체, 방식, 비용이 천차만별인 데다 실효성 여부도 검증되지 않아 어떤 걸 선택해야 될지 잘 모르겠다. “엄마라면 누구나”라는 광고 문구에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제일 저렴한 기본형으로 가입한다.

아기가 태어나기 두 달 전이다. 이제 슬슬 출산용품을 장만해야 한다. 내 아기에게는 최고의 것만을 해주고 싶은 엄마 마음을 누가 욕하랴. 아토피 걱정에 아기 옷과 침구는 유기농 원단으로 골랐다. 아기의 안전과 직결되는 유모차와 카시트는 비싸긴 해도 큰 맘 먹고 유명 업체의 것으로 구입했다.

바쁜 회사 일로 무리를 해서인지 계속 조산기가 보이더니 결국 조산을 하고 말았다. 일주일간 병원에 입원한 후에는 산후조리원에 들어갈 예정이다. 병원에 함께 마련된 산후조리원은 시설이 너무나 고급스러워 맘에 쏙 들긴 하지만 2주일 기준으로 3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부모님께 산후조리를 부탁드릴 상황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조금 저렴한 곳으로 찾아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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