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물건을 살 때 요령이 생겨 물건 값을 잘 깎지만, 새댁일 때는 잘 깎지 못했다. 잡지에서 보니 한국에서는 무조건 “깎아주세요”를 잘 써야 한다고 해서 시장에 가면 안 되는 한국어로 “깎아주세요”라고 했으니 물건을 파는 아주머니들이 들은 척 만척 할만 했다. 요즘은 정찰제가 되어있고 가격표가 다 붙어 있어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느끼지는 않는다.
한국에서 살아보니 ‘어디에 가서든지 말이 필요한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잘 살기 위해서는 유창하고 빠르며 큰 목소리로 말해야 한다.
한국인들의 빠른 말과 큰 목소리 때문에 다문화 주부들은 불편함을 많이 느낄 때가 있다. 특히 목소리가 큰 사람이 이긴다는 생각으로 잘못을 했어도 사과하기보다는 큰 목소리로 이기려는 생각은 좋지 않다.
일본에서는 ‘목소리 큰 사람’이나 ‘화를 내는 사람’은 자기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여긴다. 어릴 때부터 일본인의 예절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마라’여서 일본인은 어디서나 소곤소곤 대화를 나눈다. 일본 사람처럼 너무 조용히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지금 우리가 목소리 톤을 한 단계만 낮추고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오오우라 사유리 / 명예기자(일본) ㈔다문화가정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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