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팔고 술 따라야만 성 상품화입니까
몸 팔고 술 따라야만 성 상품화입니까
  • 박정원 / 여성신문 편집위원
  • 승인 2009.10.23 09:30
  • 수정 2009-10-23 0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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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유니폼 입고 도우미만 시키면 안 되나?
머리 쪽찌고 하이힐에 미니스커트 정장까지 입게 하다니”

대학 내 주차도우미 설왕설래

"나긋나긋한 젊은 처자가 낫지. 산적같이 생긴 남자가 앞에 서서 길안내 하면 참도 좋겠다"



몇몇 대학들이 백화점 또는 대형 마트에서나 볼 수 있는, 유니폼을 입은 젊고 날씬한 여성들을 주차 도우미로 세워, 교정 정·후문 부스 안에서 드나드는 차량 운전자에게 머리 숙여 인사를 하게 하거나 주차권을 뽑아주게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대학의 학생들은 대학이 지나치게 상업화돼 여성의 상품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하고, 특히 총여학생회에서는 이를 공론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학생들이나 총여학생회 측의 시각과는 달리,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뭐가 문제인가”라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툭하면 성 상품화라고 하는데, 그 기준이 명확히 무엇인가?”라고 묻고, “몸 팔고 술 따르는 일이 아닌데 왜 성 상품화일까?”라며 성 상품화라는 용어의 개념 자체를 혼란스러워했다.

“그 여자 도우미들이 자신의 성을 통하여 실제적인 어떤 거래를 했는가, 아니면 학교 측에서 여자 도우미를 통해 특정 수입을 얻었나”라며 황당해 하기도 했다.

이에, “성 상품화 맞다. 왜 굳이 외부에서 쭉쭉 빵빵 늘씬녀들을 모아놓고 짧은 치마 입게 하는 이유가 뭐란 말이냐?”와 “그냥 깔끔한 바지유니폼 입고 도우미만 시키면 누가 뭐라나? 머리 단정히 쪽찌고 하이힐에 미니스커트 정장까지 입게 하니까 문제지”라는 등의 의견이 맞섰다. “다른 나라에도 주차 도우미가 있긴 하지만, 말 그대로 단정한 옷차림으로 주차를 안내할 뿐이지, 추운 겨울에도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여성이 주차 안내하는 게 정상이라 보나?”라는 글도 있었다.

그러나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보는 누리꾼들의 입장은 완강했다. “상품화가 나쁜가? 상품이란 타인에게 효용을 주는 재화와 용역이다. 타인에게 효용을 주는 게 나쁜 일인가?”라고 맞받으며, 호텔 앞의 남성 도우미들을 예로 들기도 했다. “억지로 하는 것도 아니고, 서비스업의 목적이 무엇이냐”며 “남자건 여자건 손님을 맞는 첫인상 같은 자리인데 예쁘고 날씬한, 혹은 키 크고 마른, 이런 것이 어째서 부당하단 말인가?”라는 반박도 올라왔다. “남녀 모두 성 상품화는 사회적인 흐름이다. 상품화되는 게 자본주의의 논리 아닌가”라고도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그럼 못생긴 아줌마나 아저씨를 주차요원으로 할까요?”나 “남자들이 어울리는 직업이 있고, 여자들이 어울리는 직업이 있는 게 아닌가”라며 “나긋나긋한 젊은 처자가 낫지. 산적같이 생긴 남자가 앞에 서서 길안내 하면 참도 좋겠다”라고도 했다. “이러다간 여자가 예뻐야 한다는 것 자체를 부정하는 세상이 되겠구나”라는 주장까지 이어졌다.

해당 대학들은 “워낙 방문 차량이 많아, 건물 위치 등을 안내하고 연로한 분들에게는 주차권을 대신 뽑아주는 등의 도움이 필요해 주차 도우미를 고용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고, 특히 “남성 지원자가 거의 없어 사회통념상 용모 단정한 여성을 고용해 안내토록 하고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이에, “사회통념상 용모 단정한 여성은 뭔가요?”라며  “사회가 성 상품화가 심하면 대학이라도 알아서 바로잡는 게 현명한 거지. 대학이란 곳이면 좀 진보적이고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의식적으로라도 건전하고 그래야 하는 거 아니가?”라는 반론이 제기됐다. “주차도우미 일은 굳이 외모가 되는 여성들만이 할 수 있는 특화된 직업도 아닌데, 약간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견도 달렸다. 

일부 대학의 여성 주차도우미 고용 논란을 계기로, 우리 사회의 오랜 화두인 ‘성 상품화’에 대한 누리꾼들의 설왕설래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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