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교대제 등 격무 탓…간호협 해법 마련 골몰

저임금, 3교대제 근무형태, 육아지원 시설 부족으로 인해 일을 그만두는 간호사가 9만 명에 달하는 가운데, 간호사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해법 마련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한간호협회가 지난 12일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한 ‘간호사 근무형태 다양화 및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김인선 ‘여성이만드는일과미래’ 대표는 간호인력 부족은 저임금과 출산, 육아를 방해하는 근무형태가 주요 원인임을 지적하며 “3교대제 업무를 보완할 수 있는 탄력적 근무제, 전담제, 파트타임 등 다양한 근무형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인순 대한간호협회 복지위원도 이어 열린 토론에서 “획일화된 간호사의 24시간 교대근무제 개선이 시급하다”며 “우선 정규직을 전제로 한 야간·휴일 전담제와 단시간 근무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조진원 보건복지자원연구원 부원장은 유연한 근무시간제에는 찬성하지만 “비정규 고용에 대한 규제가 허술한 국내 상황에서 ‘다양한 근무형태’란 비정규직 고용과 다름없게 된다”고 우려하며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규직일 것,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에만 제한된 규모에 한해 허용될 것”과 같은 비정규직 남용을 위한 방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병원계는 간호인력 부족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해결방안에서 간호계와 다소 차이점을 보였다.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근무환경 개선을 주장하는 간호계와 달리 병원계는 간호대학 입학 정원 확대와 보조인력 활용 방안을 제시하고 나선 것.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보험이사는 다른 해결책으로 “단기간(2~3년) 내 간호사 배출 확대를 위해 정원을 확대하고 간호사 정원, 편입 등에 대한 수도권 규제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전문성과 난이도가 낮은 간호업무에 대한 보조인력을 활용해야 한다”며 지방 중소병원이나 수도권 소병원의 간호인력난 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간호협회 초청으로 주제발표에 나선 히사쓰네 세쓰코 일본간호협회 회장이 일본의 간호인력 근무환경 개선 사례를 발표해 관심을 끌었다.

세쓰코 회장은 “2008년에는 다양한 근무형태와 단시간 정직원 제도를, 2009년에는 노동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일본 간호협회의 법 개정 운동 성과를 소개하며 “3세 미만 아이를 기르는 간호사에게는 1일 6시간의 단시간 근무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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