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비행사’의 수산나 니키아렐리 감독
‘우주비행사’의 수산나 니키아렐리 감독
  • 여성신문
  • 승인 2009.10.16 15:11
  • 수정 2009-10-16 15: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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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넘어선 성차별 메시지 담아"
냉전시대 이탈리아 공산당원 소녀의 성장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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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신사조인 ‘네오리얼리즘’을 이끌고 ‘마카로니 웨스턴’이라는 독특한 장르를 탄생시킨 이탈리아는 과거 프랑스에 버금가는 유럽의 영화 강국이었으나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 이후 국내에서 눈에 띄는 이탈리아 영화를 만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첫 장편 데뷔작 ‘우주비행사’로 2009 베니스영화제에서 ‘콘트로캄포 이탈리아노’(이탈리아 영화의 새로운 경향)상을 수상하고 부산영화제를 찾은 수산나 니키아렐리(사진) 감독은 이탈리아의 주목받는 신진 여성 감독이다.

영화 ‘우주비행사’는 치열한 냉전시대였던 1960년대 초를 배경으로 이탈리아 공산당 내에 팽배했던 남성우월주의와 싸우며 우주비행사가 되겠다는 이상을 키워나가는 15세의 공산당원 소녀의 성장영화다. 이념과 성차별, 가족의 이야기와 성장의 아픔 등 다양한 메시지를 우주비행사라는 독특한 소재로 녹여낸 이 영화에 대해 감독은 “이탈리아의 이야기를 다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성차별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에 흥미를 가지고 있었어요. 60년대 페미니즘 열풍이 일기 전 성장한 소녀를 통해 성평등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었죠. 공산당은 진보적임을 자처하지만 사실 아직까지도 남성우월적인 집단입니다. 공산당 뉴스에는 온통 남자들의 이야기만 등장하죠. 페미니즘 혁명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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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감독의 구상을 구체화시켜 준 계기는 2년 전 러시아 우주박물관방문 시 접했던 최초의 여성 우주비행사 발렌티나 테레시코바의 이야기였다. 성장기의 소녀가 이 여성을 이상으로 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이탈리아는 좌우의 대립이 심한 나라입니다. 그러나 성차별이라는 건 이념과 상관없이 모든 여성에게 해당되는 일이죠. 영화를 통해 이념을 넘어선 소통의 메시지를 담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이 영화가 좌우 양쪽의 평론가에게서 호평을 받아 기뻤습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철학도였던 니키아렐리 감독은 영화의 모든 과정을 컨트롤 하는 감독직에 흥미를 느껴 영화 만들기에 도전했다. 그러나 여성 감독의 입지가 좁은 이탈리아 영화계에서 첫 작품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탈리아에서는 아직까지 영화감독은 남성의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제 각본을 높이 산 여성 제작자를 만나 데뷔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죠.”

니키아렐리 감독은 다음 작품으로도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준비 중이다. 그가 만들어갈 이탈리아 여성영화의 새로운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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