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여전히 빈곤집단 대표…지방일수록 더 심해
고위직 지도자 관련 사업 수혜자도 남성이 대부분

성인지 예산서가 제출되었다. 2002년 여성단체들이 국회여성위원회에 청원을 한 지 7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되어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일부 사업에 국한되고 초보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여성과 남성에 관한 예산 정보를 비로소 볼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의의가 크다. 이를 단초로 전 부처 예산 사업을 성평등 관점에서 분석하여 문제 해결의 공감대를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성인지 예산서를 읽으면 한편으로는 성평등에 관한 정부의 관점과 문제해결 의지의 정도가 보이고, 더불어 현재를 살아가는 여성과 남성들의 상태와 여성들의 염원이 보인다.

여성들은 여전히 빈곤한 집단을 대표한다. 저소득층 장학금 지원의 61%, 저소득 한 부모 가정 대출 수혜자의 80%가 여성이다.

지방에서 여성들은 더 어렵다. 지역인재 육성 활성화 지원에서 여성을 주 대상으로 하는 사업예산은 8%에 불과하다. 수직적 성별분업 구도도 여전하다.

전문인력, 인재 육성, 지도자 훈련, 영농 창업, 후계자 육성 등 고위직이나 지도자 관련 사업의 수혜자는 남성이 대부분이고, 여성은 자원봉사나 인턴 관련 사업에서 수혜율이 높다.

수평적 성별분업구도는 부분적 변화가 늘 일어나긴 하나 이공계 전문기술 연수지원, 해외플랜트, 스포츠, 에너지 산업, 농기계 훈련지원사업 등에서 주된 수혜자는 남성이다.

여성의 요구가 적어서 일수도 있고, 기회나 접근 방법이 여성 친화적이지 않아서 일수도 있겠다. 이러한 경향은 정부가 초청하는 각종 국제훈련 사업에서도 같은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어서 해외 여성 수혜율도 남성보다 낮다.

정부가 잘못 생각하는 부분도 있다. 보육·인권 관련 사업의 수혜자는 100% 여성이라고 보고 있다. 제시하고 있는 자료에서 사업 수혜자가 여성과 남성이 골고루 섞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육아를 여성이 대부분 담당하므로 여성을 수혜자로 보고 여성의 짐을 덜어주겠다는 것은 고마우나 이것은 보호주의 관점이다. ‘남녀 모두 참여하는 육아’라는 관점부터 정부가 분명히 세워야 한다.

다른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능동적인 움직임도 느껴진다. 글로벌 무역 전문가, 해외 전시회 인턴에 과감히 도전하고, 중소상공인, 농림어업수산업 영역의 일부 사업에서는 작지만 여성들의 참여 증가도 눈에 띈다.

이번에 제출된 성인지 예산서는 매우 아쉽게도 2009년도 추경까지 수혜 비율만 제시되어 새해 예산에 어떤 개선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성인지 예산서에 성 평등 촉진에 대한 고민의 내용이 더 많이 담겨야 한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2009 유엔 인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여성개발지수는 25위로 남녀 모두를 포함한 인간개발지수 26위보다 한 계단 높지만, 성별권한척도는 61위에 불과하다. 성인지 예산서가 이 간극의 해소를 궁극적인 목표로 삼을 것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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