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기념주간 마련 추모예배, 학술심포 등
스크랜턴 4·5대 후손 8명 방한해 감격 더해
이화여대가 창립자인 메리 F 스크랜턴 여사(원내 사진) 서거 100주년 기념행사를 공표하는 기자 간담회에서 이배용 총장은 한국 근대사에서의 스크랜턴 여사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이 총장은 이어서 “스크랜턴 여사의 여성에 대한 이러한 사랑의 씨앗이 자라 이화여대가 오늘날 세계 최대의 여자대학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은 첫 여성 선교사(감리교)인 스크랜턴 여사는 1885년 52세의 나이로 의사인 아들과 함께 한국 땅에 발을 디딘 후, 한국 최초의 여성 근대 교육기관인 이화학당을 설립, 여성 문맹 퇴치를 위한 매일학교와 최초 여성 병원인 보구여관 설립을 주도하며 한국 여성의 근대교육과 의료 복지를 위해 헌신했다.
이에 이화여대는 그의 업적을 재조명하고 스크랜턴의 정신을 되새기는 기념 주간을 마련하는 것을 시작으로 관련 기념사업을 본격화했다. 10월 5일 스크랜턴 기념 채플을 시작으로 10월 7일 추모예배, 8일에는 스크랜턴 여사가 묻힌 양화진 외인묘지 방문 및 학술 심포지엄 행사가 전개됐다. LG컨벤션 홀에서 열린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스크랜턴을 찾아서’ ‘스크랜턴의 여성교육정신’ ‘스크랜턴의 선교사역과 사상’ 등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특히 이번 100주년 기념행사에는 샐리 게일(47)씨를 비롯한 스크랜턴 여사의 후손 8명이 이화여대의 초청을 받고 참석해 더욱 의미 있는 자리가 되었다. 스크랜턴 후손들의 방한은 1909년 스크랜턴 여사가 타계하고 그의 아들 윌리엄 스크랜턴이 한국을 떠난 뒤, 스크랜턴 가(家) 사람으로서는 꼭 100년 만에 이뤄졌다. 이들의 방한은 10년간 스크랜턴 여사의 후손을 찾은 스크랜턴 연구가 엘렌 스완슨(56)의 끈질긴 노력이 극적으로 결실을 맺어 성사됐다. 스크랜턴 여사의 4대손 샐리 게일의 남편인 케빈 게일(47)씨가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던 가계도를 보고 엘렌 스완슨씨가 걸었던 전화 한 통을 시작으로,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스크랜턴의 4대, 5대 후손 8명이 선조가 세운 이화여대에서 모이게 된 것이다.
스크랜턴 여사의 4대손인 샐리 게일씨는 앞서 열린 스크랜턴 기념 채플에 참석해 “할머니께서 123년 전 한국을 향한 꿈을 꾸고,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일생을 바쳐 많은 열매를 거둔 것처럼 오늘날 여러분들도 꿈을 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는 것이 할머니의 바람일 것”이라며 인사했다.
역시 스크랜턴 여사의 4대손인 토머스 데이비스씨는 “선조로부터 스크랜턴 여사의 업적에 대해 전해 들었지만 막상 직접 한국을 방문해보니 할머니께서 하신 일이 생각보다 규모가 더 크고 업적이 많은 것 같아 감동을 받았다”며 방한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