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계가 결혼을 보는 다양한 시선
연극계가 결혼을 보는 다양한 시선
  • 채혜원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9.25 10:54
  • 수정 2009-09-25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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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출산·육아 시리즈 공연
‘밤으로의 긴 여로’ 여성학적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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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연극가에 결혼과 가족을 다루는 작품들이 많아 졌다.

우선, 예술극장 ‘나무와 물’이 결혼, 출산과 육아 등의 소재를 다룬 연극을 시리즈로 진행하고 있다. 10월 18일까지 무대에 오르는 ‘결혼 한 여자, 안 한 여자’는 페미니즘적 특성에 중점을 뒀던 1996년 초연 당시와 달리 이번 공연에서는 여성들의 진솔한 삶에 초점을 맞춘다. 10년 지기 친구인 두 여자의 삶을 결혼의 유무에 따라 조명해 서로의 삶을 부러워하면서 터놓지 못했던 내밀한 이야기와 비밀들을 공유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연극 ‘서른, 엄마’도 같은 시리즈 작품으로 9월 27일까지 아리랑 아트홀에서, 10월 21일부터 11월 1일까지는 예술극장 나무와 물 무대에 오른다. 출산이 더할 수 없는 축복으로만 여겨지는 사회풍토 속에서 혼란함을 겪는 서른 살의 엄마의 고뇌를 담아냈다.

11월 1일까지 대학로 르메이에르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연극 ‘미스맘’도 비슷한 주제를 다뤘다. 여기서 ‘미스맘’은 ‘비혼모’와 비슷한 뜻으로, 결혼하지 않은 채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낳거나 입양해 기르는 여성을 말한다. 작품 제작진은 새로운 가족 형태가 만들어지는 근본적인 원인이 여자의 이기적인 관념이나 여자에게 불리한 사회적·제도적 모순이라 말하지 않는다. 여자를 사랑하는 남자의 이기적이고 편협한 사랑 때문에 벌어지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에 작품 속에서는 남자의 잘못된 애정관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여성이 불행한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해 생각해볼 거리들을 선사한다.

연극을 보고 여성학에 대한 강연도 들을 수 있는 일거양득의 기회도 있다.

명동예술극장은 두 번째 개관 공연 시리즈인 연극 ‘밤으로의 긴 여로’의 작품 이해를 돕기 위해 공연 기간 중 ‘화요강연 시리즈’를 개최하고 있다. 사실주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이 작품을 여성학, 영문학, 정신분석학 등 다양하게 분석해보는 시간이다.

22일부터 3주간 매주 화요일 오한숙희 여성학자, 이화여대 강태경 교수, 김혜남 정신과전문의 등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심리 세계를 분석하고 작품이 지닌 여성학적 매력을 재해석해 들려준다. ‘밤으로의 긴 여로’는 20세기 미국의 대표작가 유진 오닐의 자전적 희곡으로 국내에서는 1962년 이해랑씨 연출로 드라마센터에서 초연됐다.

 

‘결혼 한 여자, 안 한 여자’
‘결혼 한 여자, 안 한 여자’
이 외에도 지속적인 인기를 끌어온 ‘버자이너 모놀로그’와 ‘친정엄마와 2박3일’도 여성 관객 몰이에 여념이 없다.

최정원, 전수경, 이미경 등 세 명의 아줌마 여배우들이 꾸몄던 ‘버자이너 모놀로그’는 지난 봄 지방공연 일정을 마치고 다시 서울 관객을 찾아왔다.

사회운동가이자 작가인 이브 앤슬러가 쓰고 연기한 이 작품은 사회적으로 금기시되고 왜곡됐던 여성 성기에 얽힌 이야기를 다뤄 국내에서도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전일 매진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의 흥행 연극으로 꼽히는 ‘친정엄마와 2박3일’은 26,27일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을 찾는 데 이어 11월 15일까지 다시 동국대학교 이해랑 예술극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간암 말기인 딸이 친정엄마와 함께 보내는 마지막 2박3일을 그린 연극으로 작가 고혜정씨와 연출 구태환씨가 호흡을 맞췄다. 특히 중년 여성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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