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 여성이 본 ‘추석’

일본에는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오봉(お盆)’이라는 명절이 있다.

일본은 메이지유신 이후부터 양력을 사용하는 것이 대중화되어 보통 양력 8월 15일에 오봉절을 지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예전 그대로 양력 7월 15일이나 음력 7월 15일에 명절을 쇠는 지방도 있다.

한국과는 달리 명절이지만 공휴일은 아니라서 관공서와 은행권, 연중무휴인 마트 같은 곳은 쉬지 않지만 8월 15일을 전후해 대다수 직장은 3일에서 1주일 정도 휴업에 들어간다. 그리고 한국 못지않은 ‘민족 대이동’이 시작된다.

한국은 추석 때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을 많이 준비하지만 일본은 예부터 연휴기간 내내 두고 먹을 수 있도록 상하지 않는 과일이나 오봉 과자(盆菓子)를 마련한다.

내 친정에서는 13일 무가에봉(迎え盆) 때는 성묘를 하거나 저녁에 대문 앞에서 무가에비(마중 불)라는 모닥불을 피우고 조상님이 잘 오실 수 있도록 한다. 16일 오쿠리봉(送り盆) 때는 저녁에 조상님이 잘 가실 수 있도록 오쿠리비(送り火)라는 모닥불을 피운다.

한국에 와서 보낸 첫 명절이 바로 추석이었다. 처음에는 서울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버스를 타고 시댁에 내려갔는데, 몇 시간이 지나도 서울 근처였고 결국 전라도 광주까지 14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배도 고프고 화장실도 못 가서 힘들었지만 ‘비상사태’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꽤 재미있는 여행이었다.

한국에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는 설과 추석의 차이를 모르고 떡국을 언제 먹고 송편을 언제 만드는지에 대한 개념도 없어서 설날에 송편이 없어서 실망하기도 했었다.

요즘은 명절이 다가오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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