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꿈나무 키우기에 자매애로 뭉쳐"
재단 50년 향해 미국 순회공연, 아시아 콩쿠르 기획 중
“그동안 저 나름대로 가족을 보듬는 일에 전념해왔고 이제 범위를 넓혀야겠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마침 이사장님께서 새로운 장학사업에 대해 말씀을 하셨어요. 이제 때가 된 거구나 싶은 마음에 흔쾌히 수락을 했어요.”
이상영 황진장학회 대표는 문화예술 인재를 발굴하고 있는 성정문화재단 김정자 이사장의 20년 지기다. 난파소년소녀합창단을 시작으로 성정필하모닉오케스트라, 성정청소년교향악단, 성정뮤지컬단 등을 거느린 성정문화재단으로 성장하기까지 재단을 이끌어온 김 이사장과 후원활동을 통해 맺은 자매애를 20년 가까이 키워왔다.
이 대표는 자신의 딸이 어렸을 때부터 성정문화재단의 난파합창단과 청소년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을 한 인연으로 재단의 후원회 회장으로 활동해왔다. 그러다가 올해는 새로운 장학사업인 ‘황진장학회’의 대표를 맡으며 활동 폭을 넓혔다. 이 대표의 딸 이름을 따 만든 ‘황진장학회’는 성정문화재단 산하 장학회로, 재능은 있으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음악도 소수를 집중 지원해왔다. 현재까지 4명의 음악도가 장학금 혜택을 받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한 명이 제15회 성정전국음악콩쿠르 대상 수상자인 문태국 군이다. 그는 현재 미국 주니어줄리아드에서 첼로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태국군 부모가 미국으로 건너가 자식 하나 위해 희생하면서 고생하고 있는데 그런 분들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게 보람”이라면서,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을 좀 더 도울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다고 밝혔다. 또 이 바람을 실현하기 위해 이 대표는 자식들에게 “아버지 몫은 몰라도 내 몫의 재산은 너희들한테 물려주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쓰겠다”고 말해왔다.
이에 대해 옆에 있던 김정자 이사장은 성정문화재단을 창립해 29년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데는 “이 대표와 같은 분들이 옆에 있어서 가능했다”며 후원회의 물심양면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재단이 30주년을 맞는 내후년에는 미국 순회공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국내 콩쿠르를 아시아 콩쿠르로 확장하는 등 재단 50년을 향한 미래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1990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수원지부 초대소장, 1992년부터는 수원 지방법원 조정위원 등을 역임하며 지역 활동과 함께 30년 가까이 문화예술 인재를 육성·지원하는 일에 헌신해온 김 이사장. 그의 이런 지치지 않는 열정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장학금을 받고 소감을 써서 보낸 아이가 한 명 있는데 ‘우리들이 받은 기쁨을 나중에 남들과 나누겠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나눔의 기쁨과 공동체 의식이 퍼져나가는 게 제 보람이죠. 그리고 저는 이런 공동체 의식이 우리 사회를 선진사회로 가게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