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성장, 여성에게 구호에 그칠 뿐
녹색성장, 여성에게 구호에 그칠 뿐
  • 최지현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9.18 14:34
  • 수정 2009-09-18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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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책연구원, 전문가 11명 자문 결과 발표
일·가정 병행 불리…정책의사 결정에 여성 참여를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과거의 성장정책에 비해 여성들에게 보다 많은 참여 가능성을 열어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매우 제한적이고 장애요인이 크다는 연구가 보고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원장 김태현)이 개최한 제55차 여성정책포럼 ‘여성이 참여하는 녹색성장’에서 신선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녹색성장을 위한 여성인력 양성정책의 방향 탐색’에서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신 연구위원은 녹색성장 관련 인력 양성 분야별로 여성의 참여 가능성과 장애요인을 파악하고, 여성정책의 방향 탐색을 위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 11명에게 자문을 실시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대학, 연구기관, 대기업, 정부 산하기관에 재직 중으로, 전공분야 경력이 최소 5년 이상 최대 28년에 달한다.

전공분야는 전자공학, 산업공학, 미생물학, 물리학, 통계학, 자원공학, 이학, 화학, 화학공학 등에 걸쳐 있다. 아울러 통계학 전공 남성을 제외하곤 모두 여성으로 이뤄졌다. 

이들에게 여성인력 진출이 기대되는 미래의 녹색 직업을 분야별로 선택하도록 하고 그 가능성과 장애요인을 자문한 결과, 관련 전문 여성인력이 절대적으로 적을 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의 제한으로 여성인력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변화 대응 분야 해당 직무의 경우, 전공분야에서 학위를 취득한 여성이 절대적으로 적고, 각종 교육훈련 및 취업정보를 습득하기 어려웠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영역이 일부 있으나 법적·제도적 보호가 없어서 일과 가정 양립이 어렵다는 점이 제기됐다.

에너지 산업분야에서도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원자력 전공인력 1401명 중 여성이 7.6%에 불과해 전공인력의 배출이 매우 적다는 점이 지적됐다. 특히 원자로 조정의 경우, 24시간 3교대로 운영해 여성 참여율이 0.1%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근로조건 개선 없이 여성인력을 활용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원개발 및 관리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물 시장 규모가 확대돼 물 산업이 미래 성장 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성은 불리한 상황이다. 물 산업 관련 전문 인력 양성이 추진되고 있지만, 24시간 교대근무 등으로 여성이 진입 장벽을 뚫기가 쉽지 않다는 견해가 많았다. 

신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무엇보다 여성에게 공평한 참여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조치가 없다는 게 드러났다”며 그 대안으로 미국의 녹색 일자리 창출 정책이 중산층 이하 시민과 여성들에게 양질의 고용 기회를 제공하려는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것을 예로 들었다.

가령 여성의 경제적 독립을 지원하는 단체인 WOW(Wider Opportunities for Women)는 오바마 정부가 제시한 녹색 일자리에 여성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있다.

우선 연방정부 차원에서 여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여성 녹색 일자리를 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성 지배적인 산업의 경우 여성 진출과 정착을 도울 수 있는 재원을 제공하고 공정한 훈련과 고용, 승진을 보장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신 연구위원은 이처럼 여성의 참여가 매우 제한돼 있는 분야의 경우, 여성들에게도 공평한 기회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모든 녹색인력 양성정책에 여성인력의 참여가 가능하도록 정책의사 결정 과정에 여성 참여를 보장하거나, 여성의 참여 기회가 공평한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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