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적인 미 캘리포니아주 성폭력 수사지침
모범적인 미 캘리포니아주 성폭력 수사지침
  • 조승미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9.18 14:13
  • 수정 2009-09-18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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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사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선진적인 성폭력 수사 지침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 사법당국과 경찰의 성폭력 수사 지침(Sexual Assault Investigation Guidelines, California Commission on Peace Officer Standards and Training)에는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에게 경찰이 지속적으로 수사 상황을 알려주고, 그것이 피해자의 권리임을 말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 처음 신고를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피해자의 소재 파악과 안전 여부, 응급의료 지원이 필요한지에 대해 알아내야 한다는 것도 눈에 띈다.

피해자에 대해 항상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피해자들이 삶을 바꿀 수 있는 일을 겪었고, 심리적 외상이 크다’ ‘이해와 인내, 피해자의 존엄성에 대한 존경심을 보이고 신뢰와 소통을 쌓으라’는 점을 강조한다. 우리 경찰청의 성폭력 수사지침이 ‘책임을 추궁하거나 반말을 금지하고 불친절하지 말라’는 점에 머무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성폭력 피해자가 처한 상황에 따른 대응을 아주 상세하게 기술해 놓은 부분이다. 피해자 분류는 경찰에 비협조적이고 크게 동요하는 여성, 대학생, 노인 여성, 배우자나 파트너에 의해 강간을 당한 여성, 감금되어 있던 여성, 게이나 레즈비언, 장애 여성, 정신 병력이 있는 여성, 남성 등으로 돼 있다. 따라서 대상에 따라 대응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 다르다.

예를 들어 경찰에 비협조적이고 크게 동요하는 피해 여성에게는 수사에 참여하고 있는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설령 술을 마셨더라도, 자신(피해자)의 탓으로 성폭력을 겪게 된 것이 아님을 설명하라”는 식이다. 배우자나 파트너에 의해 강간을 당한 여성의 경우는 다수가 가정폭력 등의 물리적 폭력도 함께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노인 여성의 경우 가족조차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실을 믿어주지 않는 등 ‘미친 사람’으로 간주될 두려움에 떨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구체적인 피해자 대응 방법을 명시한 이 같은 성폭력 수사지침은 일선 경찰관들이 성폭력 수사에서 느끼는 부담감을 최소한으로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의 성폭력 수사 지침은 1986년 여성단체, 심리학자, 형사, 변호사, 성폭력수사 조사관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만든 후 여러 차례 개정되며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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