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대전 발바리’ 사건서 비롯…여성민우회 등 사용 자제 촉구
‘발바리’ 남발 계속 “성폭력 범죄 가볍게 희화화·왜곡” 비판

 

cialis manufacturer coupon open cialis online coupon
cialis manufacturer coupon open cialis online coupon
연쇄 성폭행범을 흔히 지칭하는 ‘발바리’란 용어가 성폭행 범죄의 심각성을 희석시키고 범죄의 본질 자체를 왜곡시킨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남발되고 있어 문제다. 10년간 무려 125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범인이 지난 8일 구속되자 이번에도 언론들은 어김없이, 약속이라도 한 듯 가해자를 ‘경기 북부 발바리’ 혹은 ‘경기도 발바리’라 칭하며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발바리’란 호칭은 지난 2006년 2월 대전에서 115명의 여성을 성폭행하고 구속된 범인에게 처음으로 붙여졌다. 당시 이 범인의 단서를 남기지 않는 날렵함과 신출귀몰한 행적을 일선 수사관들이 ‘대전 발바리’로 빗대 불렀던 것을 언론에서 그대로 받아쓰면서 이후 연쇄 성폭행범의 대명사가 된 것. 그러나 언론에서 ‘발바리’란 희화화된 호칭을 사용하는 것은 연쇄 성폭행 사건 가해자의 폭력성을 은폐하고, 성폭행 범죄를 선정적이고도 가볍게 취급함으로써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문제가 대두됐다.

당시 한국여성민우회가 6대 일간지에 ‘성폭력 보도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발바리’ 용어 사용 자제를 요청했고, 즉각 한겨례 신문사가 이를 적극 수용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또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발바리’ 용어 사용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자 방송사로는 유일하게 KBS가 이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자성의 목소리는 잠시뿐, 두 매체를 비롯한 거의 모든 언론이 여전히 ‘발바리’란 용어를 남발하면서 보일러공을 가장했다는 ‘보일러 발바리’에 이어 ‘가장(家長) 발바리’ ‘원조 발바리’ ‘이웃 발바리’까지 등장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이선미 활동가는 “문제 제기가 될 때만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다가 금세 일선 수사기관이나 언론 모두 아무 문제의식 없이 보도자료를 뿌리고, 그대로 받아 적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하며 수사기관과 언론의 각성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서 계속 주시하고 있는 사안이니만큼 “향후에 다시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연쇄 살인범에게는 ‘살인마’와 같은 별칭을 붙이길 마다하지 않으면서 연쇄 성폭행범에게는 ‘강간마’ 대신 ‘발바리’라는 용어를 붙이는 수사기관과 언론. 어떤 시각을 가지고 성폭력 사건에 대한 정보와 가치를 전달하느냐에 따라 대중이 성폭력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자성과 개선의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