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숙생’ 아빠, 명화로 아들과 친밀감 회복
‘하숙생’ 아빠, 명화로 아들과 친밀감 회복
  • 최지현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9.18 11:44
  • 수정 2009-09-18 1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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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넘치는 성장기 아이들에게 일상이 돼 버린 아빠의 부재는 돌이킬 수 없는 외로움의 뿌리가 된다. ‘아빠와 떠나는 유럽 미술 여행’은 잦은 야근과 출장에, 주말에는 잠만 자는 자신을 옆집 아저씨 대하듯 하며 어느덧 멀어진 아들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저자의 용기 있는 시도다.     

CF 프로듀서 및 광고 촬영감독으로 활동하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광고쟁이’ 아빠는 과도한 경쟁에 아이를 떠미는 것보다 창의력과 직결되는 감수성을 길러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겨왔던 차에 아들과 40일간 유럽 명화 투어를 감행한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예술담당 기자 조너선 존스의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걸작 20’ 리스트를 참고해 런던과 파리, 암스테르담, 이탈리아 등 유럽 각 나라 미술관 22곳을 구석구석 누볐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그림에 얽힌 신화와 역사, 상징 그리고 화가의 삶을 들려주는 ‘이야기’다. 딱딱한 교실을 벗어난 아이와 아빠가 그림을 지도 삼아 자유롭게 유럽 미술을 탐험하면서 나누는 대화를 통해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것, 때로는 엉뚱하게, 때로는 정확하게 핵심을 꿰뚫는 아이의 질문과 그에 답하는 아빠의 대답이 자연스럽게 독자들을 미술에 대한 이해로 이끈다.

이들의 톡톡 튀는 대화를 듣노라면 그림은 교과서를 외우듯이 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림 속 요소를 관찰하고 상상하며 직접 느끼는 것”이라는 저자의 메시지를 어느덧 따라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저자는 같은 그림을 아들과 함께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동안 쌓였던 서먹함을 풀고 마음으로부터 서로 안아주며 따뜻함을 나눌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번 여행을 통해 아들이 자신만의 명작 리스트를 만들면 좋겠다는 저자의 바람이 이뤄졌는지는 여행 이후 신체 일부처럼 갖고 다니던 PMP보다 “예술작품을 더 좋아하게 됐다”는 아들의 고백을 통해 충분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빠와 떠나는 유럽 미술 여행 (강두필/ 문학동네/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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