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로 소박하고 담백한 맛을
‘우리 술’로 소박하고 담백한 맛을
  • 이하나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9.18 11:42
  • 수정 2009-09-18 1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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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맛·풍미·낮은 도수 자랑

 

올해도 어김없이 추석이 찾아왔다. 추석에 빠질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술.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술 선택권을 이번엔 여성들이 행사해보자. ‘여성’ 취향의 술은 맛도 섬세하고 뛰어날 뿐 아니라 도수도 낮아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가볍게,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중 최근 인기가 대단한 막걸리를 필두로 한 ‘저도주’를 들 수 있다. 한동안 맥주, 양주, 사케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면 받던 우리 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그 배경이다. 오랜 발효기간을 거쳐 익어가는 우리 술은 고유의 맛과 향이 살아있고 건강에도 좋다. 알코올 도수도 낮아 순하고 부드럽다. 도수 높은 ‘독주’를 즐기던 남자들도 몸에 좋고 도수가 낮은 순한 술을 선호하는 추세다. 추석 음식과도 잘 어울리는 전통주를 종류별로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소개한다.

매장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전통주 제조업체의 저도주

최근에는 대형 제조업체들이 먼저 나서서 전통주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을 이끌고 있다. 배상면주가, 국순당, 보해양조, 롯데주류BG 등이 대표적. 대형 제조업체들이 선보인 대표적인 저도주 제품을 살펴본다.

▲배상면주가 민들레대포(13도)

약용으로 쓰이는 민들레와 생쌀로 빚은 제품. 부드럽고 깔끔한 맛, 은은한 민들레 향으로 술을 잘 못하는 여성들도 쉽게 시도할 수 있다.

▲배상면주가 대포막걸리(7도)

쌀을 쪄서 만드는 일반 막걸리와는 달리 생쌀을 발효해 만든 제품으로 숙취와 트림 등 막걸리의 단점을 줄였다. 텁텁하고 시큼한 막걸리와 달리 목 넘김이 부드럽고 낮은 도수, 영양소가 살아 있어 건강에 좋다.

▲국순당 ‘명작’ 시리즈(14~15도)

좋은 품질의 원료를 생산하는 지역을 선정해 해당 지역의 원료로만 생산하고 판매하는 제품. 경북 문경의 오미자, 전북 고창의 복분자 등을 재료로 한 ‘명작’ 시리즈는 앞으로도 각 지역 특산품을 원료로 하는 제품을 계속 출시될 예정이다.

▲국순당 이화주(13.5도)

고려시대 고급 탁주를 복원한 제품. 배꽃이 필 무렵부터 담근다고 해서 ‘이화주’라는 이름이 붙었다. 색이 희고 걸쭉해서 마치 죽과 같은 독특한 특성을 지녔다. 이화주는 전통 막걸리 특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고 쌀로 빚어 추석 음식과 곁들이기에 그만이다.  

▲롯데주류 청하(14도)

쌀의 외피를 35% 깎아내 쌀의 속살만으로 빚은 전통 청주. 장기저온공법으로 만들어 맛이 부드럽고 담백하다. 한약재, 향료, 색소 등을 넣은 다른 저도주와는 달리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청하에 포함되어 있는 아미노산류는 요리의 풍미를 좋게 하고, 뒷맛이 깔끔하다.

▲롯데주류 설중매(14도)

실제 매실이 병 속에 들어 있어 믿을 수 있는 순수 매실주. 광양, 순천 지역에서 직접 손으로 딴 상급 매실을 병에 담아 매실의 맛과 향이 은은히 배어나온다. 단맛이 입속에 오래 남는 것이 특징이다.

▲보해양조 매취순 백자 12년산(16도)

지난 6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공식 건배주로 사용된 프리미엄 매실주. 전남 해남에 위치한 국내 최대 매실 농장에서 키운 매실로 만든 술로 12년 동안 숙성해 빚었다.

▲보해양조 복분자주(15도)

와인과 비슷한 달콤한 맛과 향, 15도의 낮은 알코올 도수로 인기 있는 술. 자양강장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복분자는 비타민 C도 풍부해 피부 미용과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준다.

13~17%의 낮은 도수

은은히 감도는 향취, 전통주

한 잔을 마시더라도 자신의 취향에 맞고, 풍미 좋은 술을 선택해 즐기는 것이 요즘 음주 문화의 트렌드. 때문에 전통주 시장의 방향까지 바뀌고 있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고도주 중심의 전통주 시장이 막걸리와 같은 저도주 중심으로 재형성되고 있다.

한국전통주연구소 박록담 소장은 추석에 마시기 좋은 술로 13~17%의 저도 발효주인 해남 진양주, 가야곡 왕주, 청주 중원 청명주, 담양 기대주를 추천한다.

해남 진양주는 16도 정도의 청주로,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25호로 지정돼 있다. 쌀과 누룩만으로 빚는데 마시고 난 뒤에도 달착지근함이 남을 정도로 맛이 진하지만 독하지 않고 뒷맛이 깔끔해 가볍게 즐기기에 좋다.

가야곡 왕주는 가야곡의 맑은 물과 찹쌀을 사용한 술로,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종묘대제에서 제주(祭酒)로 쓰이고 있는 ‘궁중술’이다. 왕주는 13도의 저도주로, 특히 은은한 향으로 유명하다. 구절초, 매실, 구기자, 솔잎, 홍삼 등 갖가지 재료가 어우러진 향은 술잔을 다 비워도 남아있을 만큼 향기롭다. 술과 함께 곁들이는 안주는 추석에 먹는 육전과 굴전이 제격이다.

청주 중원 청명주는 찹쌀과 누룩만을 사용해 만든 순곡주로 인삼, 구기자, 더덕, 탱자 등을 첨가해 발효시켜 빚는다. 알코올 도수는 17도 정도. 청명주의 본고장인 청주 금여울의 맑은 물 덕분에 술의 색과 향, 맛이 뛰어나다. 현재 충청북도 무형문화재 제2호로 지정되어 있다.

담양 기대주는 100% 쌀과 천연 사과즙으로 만든 전통 민속주다. 오미자의 맛과 대나무 추출액인 죽력이 첨가되어 달콤하며 목 넘김이 부드럽고 뒤끝이 매우 깔끔하다. 순곡주라 체내 흡수가 빨라 과음을 해도 숙취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알코올 도수도 13도 정도로 술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마시기에 좋다.

박록담 소장은 “추천한 전통주들은 도수가 낮아 여성들도 마시기 좋고 추석에 손님 대접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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