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살아도 늘 ‘이주 여성’인가요?
10년 넘게 살아도 늘 ‘이주 여성’인가요?
  • 김옥화 / 여성신문 명예기자(중국), 서울 서대문구건강가정지원센터
  • 승인 2009.09.18 11:35
  • 수정 2009-09-18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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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한국에 뿌리내리고 한국인으로 살고파"
1990년대부터 국제결혼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많은 문제가 생겨났다. 순수한 마음으로 결혼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았다. 자신의 정보를 속여 예쁘고 어린 신부를 데려오는 한국 남성도 있었고 결혼비자로 한국에 입국하면 바로 국적 취득이 가능한 점을 악용해 사기결혼하는 외국 여성들도 있었다. 또 양방의 합의하에 위장 결혼하는 커플도 있었다.

물론 한국이 단일 민족이라 외국인에게 배타적인 것도 있지만 이런 일들이 이주 여성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 놓은 것 같다. 이 때문에 한국으로 시집 온 사람이라고 하면 불순한 목적으로 왔다고 여기는 한국인들이 많다. 연애결혼을 했다고 말하면 거의 믿지 않는 눈치다. 지금은 정부와 사회시민단체 등의 많은 관심과 지원으로 이주 여성과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활동과 교육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 일반적인 한글, 한국문화 이해, 유적지 관람 등의 교육 프로그램 외에도 취업 관련 교육도 늘고 있다. 한국인의 시각이 아닌 이주 여성들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려는 노력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주 여성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이주 여성 중에는 갓 결혼해서 온 외국인 여성도 있지만 결혼한 지 10년이 넘어 이미 한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도 있다. 그런데 어쨌든 모두 ‘이주 여성’이고 ‘다문화 가정’이라고 불린다. 결혼으로 한국에 사는 외국 여성들은 평생 이주 여성, 다문화 가정이라고 봐야 하는 걸까. 취직을 하려 해도 마찬가지다. 한국 국적만 가졌다 뿐이지, 이주 여성과 한국인 사이에는 엄연히 거리가 존재한다.

이질감은 어른들 사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국제결혼 한 부부의 자녀들에게도 나타난다. 나는 애들이 아직 어리고 외모에 차이가 없어서 별로 느끼지 못하지만 이국적인 외모를 가진 엄마들은 많이 느낀다고 말한다.  학부모들은 더욱 고민이 많다. 생김새 때문에 따돌림 당하거나 국제결혼 가정은 잘 살지 못할 거라는 편견 때문에 왕따를 시킬까봐 걱정된다고 한다.

정부와 시민단체들이 관심을 갖고 교육을 함으로써 시민들의 시선이 많이 부드러워졌지만 아직도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 사회환경과 시민의식이 바뀌어야 자녀들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결혼이민자는 교육 대상이나 복지 대상으로 자리매김이 되어 있지만 이른 시간 안에 지도자가 되고 경제활동을 할 수 있어야만 한국 경제 또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다른 나라 사람과 선을 긋지 않고 포용하는 자세로 타국 문화를 인정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필요하다. 우리는 잠깐 머물다가 돌아갈 사람들이 아니라 평생 한국에 뿌리를 내리고 한국인으로 살 사람들로 한국인과 동등하게 인권을 누리며 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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