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빙자간음죄 ‘폐지’ 심판대 올라
혼인빙자간음죄 ‘폐지’ 심판대 올라
  • 최지현 / 여성신문 기자
  • 승인 2009.09.11 15:45
  • 수정 2009-09-11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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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죄 폐지논란 이어 사생활 과잉금지법 이슈화

여성부가 ‘혼인빙자간음죄’를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지난달 6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여성부의 이번 의견서 제출로 간통죄 폐지 논란에 이어 개인 사생활에 대한 과잉금지법이 다시 한 번 이슈화되고 있다. 의견서에는 ‘여성을 의사결정 주체가 아닌 성적으로 종속된 존재로 보고 있으며, 여성을 비하하고 ‘정조’ ‘순결’을 우선시하는 관념에 기초한 것’이라고 폐지 이유를 밝히고 있다. 특히 여성부는 해당 법이 범죄의 객체를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로 한정하고 있어 남성에 대한 차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한, ‘부녀’ 한정은 부녀를 미성년자·심신미약자 등과 같이 자신의 성적 의사결정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존재로 비하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성부의 이 같은 의견으로 혼인빙자간음죄는 물론이고 간통죄 등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법들에 대한 대대적인 재고가 일고 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측은 “기본적으로 이번 혼인빙자간음죄는 남녀 간의 신뢰와 책임을 국가의 형벌권에만 내맡겨 다른 실질적인 대안 마련과 인식 변화의 기회를 막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존엄과 성평등을 보장해야 하는 국가의 역할을 도외시한다는 측면에서 간통죄 폐지 논란과 연관이 있다”며 이번 기회에 두 법이 함께 정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소현 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은 “원칙적으로 위헌이든 합헌이든 헌재의 판결을 전적으로 수용한다는 입장이지만, 합헌일 경우 혼인빙자 대상을 부녀로 한정하던 것에서 모든 사람들로 개정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박 위원은 혼인빙자간음죄가 과거 여성이 사회적 약자로서 평등하지 못한 상황에서 여성을 보호하고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존치됐지만, 지금 시대와는 다소 맞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따라서 호주제 폐지 이후 달라지고 있는 재판부의 여성에 대한 인식이 헌재 판결에 어떻게 반영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여성부의 이번 의견서 제출은 지난 7월 6일 헌법재판소에서 형법 제304조(혼인빙자간음죄) 위헌소원사건에 대해 헌재가 법무부와 여성부에 변론요지서 제출 등을 요청함에 따라 이뤄졌다. 임모씨는 부모님께 인사를 시키겠다며 여자 회사 동료와 몇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가 혼인빙자간음죄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지난해 행복추구권과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당했다며 헌법 소원을 청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헌재에서 10일 공개변론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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